![[백투더퓨쳐] <19> 닌텐도 패미컴 탄생](https://img.etnews.com/photonews/1007/009571_20100714103046_013_0001.jpg)
사람들에게 닌텐도의 대표적인 게임 캐릭터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슈퍼마리오를 말할 것이다.
화투회사에서 출발한 닌텐도는 휴대형 게임기 닌텐도DS와 닌텐도 위(Wii) 등의 제품으로 가정용 게임기의 대명사가 됐다.
1983년 7월 15일 발매된 8비트 비디오 게임기 ‘패밀리 컴퓨터’는 닌텐도가 세계적인 게임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정식 명칭인 패밀리 컴퓨터보다 ‘패미컴’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게임기는 출시된 후 처음 몇 달간은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기존에 인기있던 자사의 아케이드 게임을 패미컴 버전으로 선보이면서 서서히 인기몰이를 시작했고, 인기게임 ‘동키 콩’의 조연 캐릭터인 마리오를 주인공으로 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같은 게임을 히트시키면서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패미컴은 북미·유럽 지역에서는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며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약 6291만대에 이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패미컴의 성공은 닌텐도의 성장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디오 게임 산업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패미컴 이전까지만 해도 비디오 게임 산업의 중심은 아타리로 대표되는 미국이었다. 닌텐도 외에도 세가가 SG1000·마크3 같은 제품을 내놨고, NEC의 PC엔진, PC엔진 셔틀, 듀오 등 다양한 일본 기업의 게임기가 전 세계적으로 팔렸다.
사실 패미컴은 당시 경쟁 제품인 세가 마크3나 다른 게임기에 비해서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슈퍼마리오와 파이널판타지와 같은 콘텐츠의 인기는 다른 게임사들이 흉내낼 수 없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미 27년 전에 닌텐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쟁력을 고루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닌텐도는 패미컴을 개발하면서 이제는 게임산업 구조의 한 축이 된 ‘서드파티’라는 개념을 최초로 구축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식상하지 않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동시에 자사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게임만 발매하게 함으로써 철저한 품질관리도 더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닌텐도를 이끌고 있는 이와타 사토루 사장 역시 패미컴의 게임 개발을 대행하면서 인연을 맺은 점이다.
패미컴은 닌텐도가 2003년 9월 생산 중단, 2007년 정식 애프터서비스 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 급변하는 게임산업 속에서 24년간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미 완성되고 일반인에게 익숙한 기술을 놀이로 제공하겠다는 철학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