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조·단조·용접·표면처리·금형·압연 등 제조업의 기초가 되는 뿌리산업 명장들에게 기능 장려금이 인상 지급된다. 또 우리나라와 일본의 뿌리산업 간 교류를 위해 ‘한·일 뿌리산업 엑스포’가 오는 11월 개최된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4일 과천청사에서 뿌리산업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대한민국 명장 8인과의 간담회를 갖고,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 발표한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의 본격 실행을 위한 의견교환의 자리였다. 뿌리산업은 주조·단조·용접·표면처리·금형·압연 등 제조산업의 뿌리가 되는 6개 분야다.
지경부는 뿌리산업 육성을 위해 명장의 기능 장려금을 오는 2015년까지 체육올림픽 동메달 입상자 수준으로 상향하고, 명장 선발과 관리체계도 개편키로 했다.
뿌리산업에 대한 낡은 이미지도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뿌리산업 명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한·일 뿌리산업 엑스포를 개최해 뿌리산업 기업의 사기 진작과 대국민 이미지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뿌리산업 명장을 지속 발굴하고 활용해 뿌리산업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최경환 장관은 “독일의 놀라운 경제성장 뒤에는 세대를 넘어 이어져온 마이스터 정신이 있었다”며 “장인이 제대로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강력한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명장 인터뷰>
“뿌리산업에 대한 젊은이의 시선이 바뀌어야 합니다. 능력만 키우면 국가 명장이 될 수 있고,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금형 분야 명장인 문성훈 엠데이타 대표(56)는 우리나라 뿌리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그간 지저분하고, 힘들고,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소위 3D산업으로 분류돼온 뿌리산업의 이미지부터 확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뿌리산업 현장은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지만, 정작 할 일이 없어 노는 젊은이 조차 뿌리산업 현장을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명장은 “우리나라 20∼30대 청년 직원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외국인 연수생이 직원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며 “요즘 용접 작업장에는 시원한 쿨팩이 장착된 작업복을 입고 있어 예전 같은 더위는 잊은 지 오래인데, 아직까지 용접 일을 보는 사회 시선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금이나 금형 현장 역시 온갖 약품을 다루지만 최첨단 수처리 시설과 각종 오염방지 시설을 갖춰 연구소 수준을 방불케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 명장은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이 뿌리산업에 기꺼이 뛰어들도록 하기 위해선 정부의 관련 인력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 그는 “지경부에서 실시하는 전문 직업학교 양성이 시급하다”며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직원이 5∼10명에 불과한 뿌리산업에도 병역특례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뿌리산업 명장과 기능직에 대한 처우 개선도 지적했다.
문 명장은 “독일 ‘마이스터’나 일본의 ‘모노쯔구리’가 정착돼 국가 경제에 뒷받침된 것은 적절한 대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명장이나 기능장에 처우 개선이 뒷받침돼야 젊은이들도 선배를 롤모델로 삼아 뿌리산업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