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북)이 출판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아마존 ‘킨들’이 e북 확산에 도화선을 제공했고 이제 반스앤드노블 등이 e북의 대중화를 선도한다.
물론 아직까지 e북 산업은 ‘뜬구름’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e북이 기존 독서 습관과 맞지 않아 순간적인 붐을 일으키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애플의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패드 사용자가 두 달간 500만권이 넘는 e북을 내려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5월 아이패드가 출시된 이후 출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태를 관망하던 출판업계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출판사 생략’이라는 새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대형 출판사에 맡겨 둔 판권을 회수해 아마존과 재계약하는 필자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코비가 대표적인 예다. 일본에서도 유명 출판사인 고단샤가 최고 추리소설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신작을 e북으로만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e북의 충격은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연휴 쇼핑 시즌 아마존의 매출 가운데 e북 판매액이 종이책 판매액을 뛰어넘었다.
IT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출판 시장이 위기를 맞았다고 냉정하게 진단한다. ‘나는 출판의 위기가 젊은이들의 활자 이탈 때문도 아니고 책이라는 콘텐츠 자체의 문제 때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분명하게 유통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책이라는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플랫폼이 일본에서 무섭게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책이 팔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의 미래는 어떨까. 저자는 출판사가 대리인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서점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좋은 책과 만나는 공간’을 확실히 구축할 수 있는 서점은 커뮤니티의 중심지가 돼 스스로 소셜 미디어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만3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