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스마트폰과 `신개념` 패드(Pad) 상품을 앞세워 올해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2조원대 영업이익은 2004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지금까지 증권가에선 KT의 올해 영업이익을 1조7000억~1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해 왔다.
KT는 하반기 애플 아이패드를 비롯한 3~4개 패드 상품 라인업을 갖춰 스마트폰에 이어 패드 부문에서도 `절대 강자`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김연학 KT 전무(최고재무책임자ㆍCFO)는 14일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강력한 무선인터넷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이폰 등 스마트폰과 연계한 매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올해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판매목표를 당초 180만대에서 200만대로 늘려 잡았다"며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폰 이용자들의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월 442메가바이트(MB)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1.8%(229MB)가 무선 인터넷망(와이파이)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48.2%는 무선통신망(WCDMA, 3G)을 통해서 이뤄진다.
김 전무는 "앞으로 무선 인터넷망을 대폭 늘려 무선 인터넷망을 통한 무선데이터 이용 비중을 2012년까지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강력히 밀고 있는 갤럭시S에 대해 김 전무는 "갤럭시S도 좋은 제품이지만 KT의 무선인터넷망은 SK텔레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앞서 있는 만큼 단말기만으론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단말기도 중요하지만 무선데이터를 통한 실적 창출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재 아이폰 가입자들이 이용하는 수준의 데이터양을 갤럭시S 가입자들이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SK텔레콤의 무선통신망에 과부하 등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라고 말한다. SK텔레콤 무선인터넷망이 KT보다 크게 빈약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전체 휴대폰 가입자 수는 SK텔레콤(2500만명)이 KT(1550만명)를 압도하지만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반대로 KT가 훨씬 많은 상황이다.
KT는 스마트폰에 이어 패드 부문에서도 국내 최강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하반기 라인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애플 아이패드는 KT를 통해 들어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아이패드와 별도로 하반기에 3~4개 패드 상품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패드로 하이엔드 패드 시장을, 나머지 20만원대 상품으로 로엔드 패드 시장을 석권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 전무는 "패드 상품 라인업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아이폰4 출시 시기에 대해 김 전무는 "1000대, 2000대씩 찔끔찔끔 들여오는 것보다 수요에 맞춰 한꺼번에 판매하려면 대량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충분한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애플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시기를 거론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IPTV(인터넷TV)에서도 서서히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KT의 위성방송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와 패키지를 형성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김 전무는 "1개 셋톱박스로 KT의 IPTV(쿡TV)와 스카이라이프를 볼 수 있는 쿡TV-스카이라이프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고 단말기(셋톱박스)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앞으로 2~3년 내 이 분야에서 4000억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각 기업 유무선망 구축 등 IT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에서도 올해 3조6000억원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2조원 이상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KT와 SK텔레콤 간 시가총액 경쟁에 대해 김 전무는 "일각에선 KT가 SK텔레콤 시가총액을 따라잡는 게 연내 가능할 것이라고도 하지만 솔직히 올해는 힘들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무선인터넷망과 스마트폰 간 시너지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더욱 확대되면 내년 초쯤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현재 KT 시가총액은 11조842억원으로 SK텔레콤보다 1조7947억원 적다.
[매일경제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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