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들고 나오면서 통신주가 다시 경쟁 격화 부담에 사로 잡혔다.
이에 따라 연고점에 이른 코스피지수와 달리 통신주 주가는 연저점을 향해 계속 하락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현재 SK텔레콤은 전날보다 500원(0.31%) 내린 15만9천원, KT[030200]는 850원(2.00%) 하락한 4만1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전날에도 2.45%, 3.30% 내린 바 있다.
SK텔레콤은 5월에 기록한 연저점인 15만7천500원에, KT는 올 초 기록한 3만9천50원에 다가서고 있다. 이 두 종목의 경우 외국인 한도가 꽉 차, 팔고 나가면 다시 살 수 없어 외국인 매매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기관 매도가 집중되는데, 이 때문에 기관 지분이 있는 KT의 주가 하락이 더 크다. LG유플러스[032640]는 40원(0.50%) 오른 8천30원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경쟁이 약화되면서 반등하는 듯했던 통신주 주가가 다시 꼬꾸라진 것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50.7%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초강수 전략을 제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전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모바일 인터넷전화, 가족형 결합상품 등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물론 경쟁사의 추가 성장 가능성까지 날려버리는 악수”로 평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통신업종의 실적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해도 통신주 투자 심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경쟁사가 SK텔레콤 전략을 모방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전략 발표가 요금경쟁으로 비화돼 통신 섹터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애널리스트도 “SK텔레콤이 제시한 요금제는 무선 데이터 이용은 늘리겠지만 요금 경쟁을 유발해 통신업계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유무선 결합을 통한 유선통신 요금 할인 등으로 유선전화 시장에 타격이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주가 죽을 쑤는 것과 달리 중계기업체는 데이터 사용 증가에 따른 용량 증설 기대로 급등하고 있다.
이노와이어[073490]가 상한가로 치솟았고 화정보통신[033790], 기산텔레콤[035460], 영우통신[051390] 등 다른 중계기업체도 4~10%대 오르는 등 동반 강세다. 대원미디어[048910]는 2.22% 상승하고 있다. 동부증권 김항기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등으로 콘텐츠 수요는 급격히 확대되고 이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증가는 통신망 설비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4G 시험장비와 계측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