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이후 전기전자·자동차·화학 등 3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비 투자 쏠림 현상이 이전보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대 기업과 그 외 기업들 간 연구개발투자 총액 차이도 한층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김석준·STEPI)이 15일 발표한 ‘상장기업의 연구개발투자 동향 분석: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지적됐다.
분석대상은 상장기업 중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R&D 투자정보와 경영성과 정보를 모두 파악 가능한 1074개 기업 가운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가 O.02% 이상인 959개 회사다.
조사결과 지난해 대상기업의 연구개발투자 총액은 21조4000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1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금융위기 지속기간이 짧았고 환율효과로 수출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개발투자 총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연구개발투자 증가율은 2008년 14.4%에서 지난해 5.5%로 증가세가 꺾였다.
또 이들 기업의 2009년도 매출액은 689조7000억원으로, 2008년도 655조5500억원에 비해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2007년 이후 7.1%, 5.9%, 5.6%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R&D 경쟁력에 의한 이윤이 감소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전기전자·자동차·화학 등 3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투자액은 2009년 상장기업 투자액의 82%에 달했다. 이는 2008년 80.7%에 비해 더 늘어난 수치다.
상위 30대 기업과 그밖의 기업들과의 차이도 2007년 7조7000억원에서 2008년 9조2000억원, 2009년 10조2000억원으로 계속 확대됐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 이주량 STEPI 미래과학기술전략센터 부연구위원은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 등 3대 산업은 현재 한국의 주력산업이지만 과도한 3대 산업 집중도는 미래 신성장산업 발굴과 산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을 위한 차등화 지원 정책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