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Analysis - 하나은행은 어떻게 스마트폰 리딩 은행이 됐나](https://img.etnews.com/photonews/1007/010193_20100715164424_037_0001.jpg)
하나은행의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는 다른 은행과 여러 면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스마트폰 뱅킹 애플리케이션은 다른 은행들도 다 제공하는 것 아닌갚 “부가서비스라고 해봤자 아직 가계부 애플리케이션 정도가 다인데 뭐가 특별하다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출시 시점이나 독창성, 고객들의 반응, 독특한 마케팅 기법 등을 들여다보면 왜 하나은행이 스마트폰 리딩 은행이라고 자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최초로 아이폰용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인 하나N 뱅크를 출시한데 이어 부가서비스인 하나N 머니를 올 1월 선보였다. 다른 은행들이 은행권 공동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무렵인 3월, 하나은행은 윈도모바일용 하나N 뱅크를 출시했고 연이서 안드로이드용 하나N 뱅크도 출시했다.
지난달까지 총 26만명의 고객이 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요한 것은 이중 98%의 고객이 실제 하나은행 스마트폰 뱅킹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올 1분기엔 선두주자의 이점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뱅킹 시장에서 4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이달 출시된 갤럭시S에 하나N 머니를 내장해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제품에 은행의 금융 상품이 내장돼 출시되는건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관련 업체들로부터 파트너십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젊고 첨단화된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부가적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이 스마트폰 사업을 준비해온 과정이나 스마트폰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모바일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과연 하나은행 스마트폰 사업이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모바일 혁명 도래할 것으로 확신=하나은행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 비즈니스를 생각하게 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은 아이폰이 처음 등장하고 미국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제품을 구입한다는 얘기가 언론 매체를 타고 전파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이폰이나 스마트폰이 기존 PDA와 다른게 과연 무엇인가라며 별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이었다.
당시 하나은행은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비즈니스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런 평가에는 여러 가지 연구 자료가 더욱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연구 자료를 보면 모바일 인터넷의 고객 증가 속도가 다른 채널보다 월등히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나 데스크톱 PC 등 기존 장비를 이용한 모바일 인터넷의 고객의 증가세는 더딘 반면 아이폰과 아이터치는 출시 이후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고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닐슨컴퍼니는 2008년 초반 10%에 불과하던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이 내년 3분기에 피처폰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런 모바일 시장의 변화를 의미 깊게 지켜보고 분석해왔다.
그 결과 혁신적 모바일 기술 출현으로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 새로운 채널을 통해 고전적인 유통 채널이 바뀔 것, 새로운 형태의 산업간 융합이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자리하고 있었다.
◇2009년 6월 사업 추진 최종 결정=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사업은 신사업추진본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추진본부의 역할은 말 그대로 시장의 트렌드를 보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일이다. 새로운 채널의 확보도 주요 임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은 “우리는 사업부의 교유한 역할 때문에 늘 사람들의 행태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형태의 어떤 것이 시장에 출현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꿔놓는지를 살펴보던 중 ‘그게 스마트폰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스마트폰을 집중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본부장이 처음부터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 부하 직원들이 몇 차례 아이팟을 권했을 때에도 그냥 흘려 넘기곤 했다. 그러다가 아이팟과 에그라는 무선통신 모뎀을 한번 사용해본 이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스마트폰이 유행하고 있었지만 국내엔 출시 전이어서 아이팟터치를 먼저 사용해본 것이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충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스마트폰 사업을 준비하면서 하나은행은 여러 가지를 검토했다. 이 제품이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술과 가격을 가지고 있는지, 이를 자동차처럼 나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는지, 생활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지, 계속 진보할 수 있는 제품인지, 고객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해 이 사항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6월 최종 사업 추진이 결정됐다.
◇스마트폰은 자체가 비즈니스=한 본부장은 사람의 생각 구조는 3개의 단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1단은 지금 바로 내가 뭘 해야겠다는 생각, 2단은 그것을 생각하게끔 하는 또 다른 생각, 3단은 이것들을 이루는 배경이며 이 3가지 생각들이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일 당장 채무를 결제해야 한다면 금융이 1단으로 오는데 사람들은 뭔가를 결정할 때엔 항상 이 1단에서 한다는 게 한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스마트폰이 사람의 생각을 1단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도구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도구를 통해 하나은행의 채널을 오픈해 두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 본부장은 “스마트폰은 하나의 염색체를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스스로 진화한다”면서 “그 자체가 비즈니스이자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가 굉장히 중요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PC의 대체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게 된 것이다.
하나은행이 스마트폰 서비스를 준비할 당시, 아이팟 터치나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얼리 어댑터들이 많았다. 이들에게 트위터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은행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본부장은 “시장에선 현재의 이런 반응에 대해서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들은 스마트폰 사업에 더욱 확신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며 하나N 뱅크 탄생의 기반이 됐다.
◇디지털 마케팅 적극 활용=하나N 뱅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하나은행은 가장 먼저 스마트폰 사업을 준비하는 은행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도전사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우선 스마트폰에 대한 보안 가이드라인과 애플리케이션의 효과적인 배포 경험이 없었다. 또 국내에 언제 스마트폰이 출시될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도 커다란 도전사항 중 하나였다.
하나은행은 우선 정부 감독기관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공동 마케팅 추진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또 정부와 이동통신사의 정책과 계획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예측했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해 말 하나N 뱅크 서비스가 출시된데 이어 올해 초 가계부 서비스인 하나N 머니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었다. 하나은행은 우선 키워드 확보를 통해 하나은행 스마트폰 서비스를 알리기 시작했다.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스마트폰, 아이팟, 아이폰, 스티브잡스 등의 키워드를 치면 하나N 뱅크에 대한 내용이 상위에 랭크되게끔 함으로써 고객들에게 각인 효과를 높여나갔다. 또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언론 보도 내용이 6배 많아졌고 이 내용들이 블로그와 카페에 쌓임으로써 자동적으로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SNS도 주요 홍보 수단 중 하나였다. 트위터를 통해 상업적 마케팅은 가급적 배제하고 고객 상담 이벤트 등의 감성마케팅을 추진했다. 하나N 뱅크의 경우 서비스 오픈 전후에 트위터를 통해 총 27회의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고객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늘려나갔다.
무엇보다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하고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것은 고객 만족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고객의 개선 요청사항은 일주일 안에 80% 이상을 처리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이 하나은행 스마트폰 사업 활성화의 큰 역할을 했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유튜브 등을 활용한 동영상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 라이프스타일 허브가 최종 목표=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사업은 앞서 밝힌 바대로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시각, 미리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한 점, 마케팅의 독창성 등이 타행과 차별화된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각 운영체계별) 출시 시점이 앞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서 고객들의 반응 역시 매우 적극적이다.
은행권 공동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개발 시기가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하나은행이 스마트폰을 단순한 뱅킹 채널과 거래의 용도로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폰 사업은 공동으로 개발할 수가 없는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본부장은 “모든 은행이 같이 하겠다고 할 때 우리는 하지 않겠다고 손을 들었다”며 “스마트폰 사업에서 하나은행의 목적은 트랜잭션이 아니라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야 다른 은행들도 이를 깨닫고 독자적으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한 본부장의 말처럼 하나은행이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스마트 라이프 스타일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은행이 제공하는 거래를 제공함과 동시에 스마트 생활의 중심에 하나은행 스마트폰 서비스가 위치하는 것이다.
[미니인터뷰]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확신은 언제 생겼나?
▲지난해 6월 아이팟터치를 처음 접했을 때다. 콘텐츠나 기능, 그 안에 사용자 경험(UX)의 편리함 등을 보고 이게 PC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는 정말로 모바일이 PC를 대체할 수 있나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국내에서는 그런 시도도 적었고 관련 기술이나 장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포켓 PC의 경우에도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없었다. 단순히 작기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팟터치를 사용해본 후 이런 상황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초기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최종적으로 결정한 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고객들에게 물어봤다. 내가 하나은행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은행이 스마트폰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당시 아이팟터치나 트위터를 사용하던 얼리어댑터들 중에는 미국에서 아이폰을 들여와 전파인증을 받아 사용하던 고객들도 있었다. 이들의 반응을 통해 사업의 성공 요부를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관련된 금융 애플리케이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내부적으로 다른 부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원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게 되면 기존 조직과이 갈등은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 창조 능력이 있을 경우엔 갈등이 줄어들게 된다. 스마트폰은 그 자체가 비즈니스 창조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부서와의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하나은행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S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다양화할 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 시장은 기술과 콘텐츠의 싸움이다. 따라서 퀄리티 높은 컨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었다.
하나은행은 하나N 뱅크 애플리케이션이 자동으로 고객들에게 배포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인 하나N 뱅크는 자체는 무료 서비스이지만 내부에 무료와 유료 두 종류의 쿠폰을 담아 고객이 유료 쿠폰을 활용할 경우 하나은행 결제수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제조사를 통해 은행 수익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우리의 생각을 담으면 우리는 채널을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향후 계획은.
▲계속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나 자금 이체를 훨씬 간편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스마트 라이프의 중심에 하나은행 스마트폰 서비스가 위치하는 것이다.
또 꾸준히 차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차별화는 단순히 다른 기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그 차이점을 얼마나 길게 가져가느냐를 의미한다. 이 기간이 길면 길수록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뱅킹 부분은 차별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독특한 부가서비스 위주로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너무 과열된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혁명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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