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유명희 미래전략기획관 내정 환영”

청와대가 생명공학 전문가인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21세기프론티어사업단장(책임연구원)을 미래전략기획관에 내정하자, 과학기술계는 크게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가의 새 먹거리를 고민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미래전략기획관 직제를 신설하고, 그 자리에 여성 과학자를 선임한 청와대의 판단을 높이 샀다.

유 박사는 과기계에서 소신 있고 업무 추진력을 갖춘 여성과학자로 정평이 나있다. 기초과학 분야인 미생물·단백질 분야를 30년이 넘게 뚝심 있게 연구에 매진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고, 단백질 프로테오믹스 연구에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또 정부의 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창의사업단백질긴장상태연구단(1997년~2002년),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2002년~현재)을 진두지휘하면서 쌓은 업무 기획 및 조정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내정자는 특히 2008년부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오면서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향후 보완 전략을 수립하는데 적임자로 지목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을 담당하는 박항식 기초연구정책관은 “사업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뚝심이 있고 객관적인 판단력을 지닌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며 “연구 과제 관리 능력이나 국과위 위원을 지낸 경험 등이 발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래전략기획관 신설에 대해 환영 성명을 냈던 과실연의 민경찬 상임대표는 “업무 스타일이 상당히 적극적이고 추진력 있어 과학기술계 이슈들을 공격적으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21세기 프론티어 사업 경험도 있고 정부 출연연에도 오래 몸담고 있어 인적 네트워킹도 광범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성 과학자가 발탁된 데 대한 환영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영숙 KIST 연구부원장은 “유 내정자는 카리스마가 넘치고 추진력이 매우 뛰어나다”면서 “KIST의 일원은 물론 여성 과학자로서도 기쁜 일이다”고 말했다.

다만 유 내정자가 기초과학 전문가인 만큼 타 영역을 조화롭게 엮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보기술(IT) 분야 한 기관장은 “기초 과학자인 유 내정자가 과학기술, 방송·통신, 녹색·환경 등 미래 분야를 아우르는 전략과 정책을 개발하고 부처간 업무 조정을 해낼 수 있을 지는 다소 걱정”이라면서 “백용호 신임 정책실장과 소속 비서관들이 어떻게 보완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기계는 관계자는 "누가 되더라도 모든 분야를 아우르기는 힘들 수 밖에 없는 까다로운 역할이다“고 전제하고 ”유 내정자가 제 역할을 해내고, 신설한 직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이 대통령이 지속적인 관심과 힘을 실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