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해수욕장에서 무선인터넷 즐긴다

‘와이파이 쏟아지는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이달 초 개장한 강릉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직장인 박근덕(39)씨.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느라 점심때를 훌쩍 넘겼다.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연결해 주변 음식점을 검색한다. 분식집에서 중국집까지 다양한 음식점과 가격대, 종류가 화면에 올라온다. 음식을 미리 맛본 사용자들의 평가까지 확인하고 곧바로 전화를 건다. 아이들은 자장면, 어른은 매콤한 쫄면, 1만1000원으로 저렴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점심 이후 나른해진 박씨는 e북을 꺼내들고 평소 읽고 싶었던 베스트셀러 ‘어둠의 저편’을 내려받는다. 바닷가에서 읽는 장편소설이라 그런지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손안의 PC 스마트폰’이 여름휴가 풍속도를 바꿔 놓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필요하고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스마트폰이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특히 이통사들이 휴가철에 발맞춰 주요 해수욕장에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 와이파이(WiFi) 존을 설치하고 있어 무료로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졌다.

◇해변에서 공짜로 접속한다=본격적인 휴가철이다. 1년 중 단 며칠의 꿈 같은 나만의 휴식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일상에서 하루 8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했던 사람들이 휴가지에서 접속이 끊긴다면 답답하고 공허할 것이다.

트위터에 접속해 있는 지인들의 소식과 새로운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것 같아 왠지 찜찜하다. 그렇다고 3G로 접속하기에는 데이터요금이 부담된다. 이러한 부담과 금단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와이파이가 전국 51개 해수욕장에 설치된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와이파이를 통해 무료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피서객들이 몰리는 강릉 경포대, 동해 망상, 부산 해운대·송도, 인천 을왕리 등 19개 주요 해수욕장에 T와이파이존을 구축,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이통사, 스마트폰 종류, 요금제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T와이파이 존은 피서철이 지난 이후에도 해변을 찾는 고객들이 언제든 와이파이로 부담 없이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서 무선랜을 검색한 후 ‘T와이파이존’을 선택하면 된다.

SK텔레콤은 피서지에서의 통화량 증가에 대비, 계곡·자동차 캠핑장 등 피서지 608곳을 대상으로 이동기지국을 배치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수욕장별로 구축 일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는 19개 해수욕장에서 와이파이를 접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피서지에서 스마트폰 고객 등 무선인터넷 사용자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 주요 해수욕장 32곳에 ‘쿡앤쇼존 비캄를 구축했다. 쿡앤쇼존 비치는 강릉 경포대를 비롯한 포항 칠포, 부산 해운대, 대천, 제주 중문 등 전국에 걸쳐 구축했다. 아이폰 등 스마트폰 가입자의 편의를 위해 주요 해수욕장에 무료 충전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한다.

KT는 계절적 특성상 ‘쿡앤쇼존 비캄를 휴가기간이 끝나는 8월 말까지 한시 운영할 예정이나 이후에도 지속적인 고객 수요가 있는 곳은 쿡앤쇼존을 상시 운영할 방침이다. KT 고객은 스마트폰 전용요금제나 부가서비스에 가입하면 쿡앤쇼존에서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놀거리·먹을거리 스마트폰에 물어봐=와이파이를 연결할 수 있는 단말기만 있으면 파라솔 아래에서도 전혀 심심하지 않다. 메신저를 연결해 친구와 대화를 하거나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화면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주변 맛집 검색은 기본이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라스트서퍼’는 어디서 뭘 먹을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앱은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주변 음식점을 검색해 준다. 예를 들어 500m 이내에 있는 1만원대 한식집 또는 일식집 등의 검색조건을 입력하면 결과물이 화면에 나타난다. 가격대와 음식 종류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의 평가도 확인할 수 있다.

휴가지에서 꼭 필요한 업무를 간단히 처리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휴식 중에도 급하지만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 뱅킹서비스 등 금융 거래도 간단하다. 각종 은행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현금이체 등이 가능하다. 주식거래 역시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이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도 있다. 해수욕장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 자신이 있는 위치나 지금 하고 있는 일, 먹은 음식 등을 실시간으로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 휴가 중에도 주변 사람들과 끈끈한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또 휴가지에서 e북이나 노트북 등으로 책이나 그날 발행된 신문을 살펴볼 수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백사장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주변 상가나 패스트푸드점, 호텔 등에도 와이파이가 많이 구축되어 있어 쉽게 스마트폰으로 무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이통사 간에 무선인터넷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와이파이 존은 더욱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이미지 크게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