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디자인 인력 `입도선매`

LG전자가 디자인 인력을 ‘디자인 영재’ 중심으로 육성한다. 디자인 컨트롤 타워격인 디자인센터 운영 방식도 팀장과 그룹장 없이 소규모 ‘셀(Cell)’ 단위로 운영해 창의와 혁신성을 최대한 높이는 등 운영 방식도 크게 손질한다.

LG전자는 20일 앞으로 신입으로 뽑는 디자인 인력은 모두 디자인 영재로 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디자인 우수 인력을 학교 때부터 입도선매하고 실무 능력 위주로 채용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LG는 지난 2008년부터 디자인 영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 제도는 각 학교에서 추천을 받거나 국내외 우수 디자인 공모전을 수상한 대학교 2~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과 팀 프로젝트, 워크샵 등 1년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실무 능력을 검증한다. 선발된 디자인 영재는 장학금 지급, 졸업 작품 지원, 해외 연수 등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디자인 전문 위원의 지속적인 일대일 멘토링을 받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우수 디자이너를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해 세계적인 디자인 역량을 한 발 앞서 갖춰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디자인 영재와 관련해 LG는 지난해 1기를 뽑았으며 선발된 주정현씨는 LG전자에 입사해 가전 관련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다. 이어 최근 2기 심사를 진행하고 홍익대 4학년 이혜선씨를 최종 선발하고 1차 관문을 통과한 4학년 학생 9명에도 LG전자 입사 특전을 부여했다. 이 씨는 특이한 디자인만 만들어내려는 다른 지원자와 달리 생활 패턴, 불편함, 소비자들이 바라는 점을 분석해 소비자 인사이트를 반영한 디자인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 영재 2기는 각 학교 교수 추천으로 선발된 24명 학생들로 지난해 9월 1일부터 시작해 약 10개월 간의 평가를 거쳐 이번에 확정됐다.

LG전자는 또 디자인 센터 조직 형태로 ‘플랫 앤 셀(flat and cell)’ 방식으로 바꿔 팀장과 그룹장 없이 프로젝트 리더와 멤버로 구성하는 등 셀 단위로 운영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디자인 스킬과 기술은 좋지만 완결성과 장인 정신 면에서 다소 부족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디자인 경영센터는 1983년 기술 중심의 ‘디자인종합연구소’로 출발해 95년 디자인 중심의 ‘디자인센터’로 진화했다. 서울 서초 R&D캠퍼스 7~12층에 있으며 다른 층과 달리 천장 조명을 LED 벌브 형태로 바꾸는 등 내부 인테리어에 집중 투자했다. 디자인 인력은 국내 500여명, 해외 1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