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두뇌 해외유출 갈수록 심화

국내 이공계 고급 인재의 해외 유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이 발표한 ‘국내 이공계 박사의 해외 유출 특성 및 요인 분석’에 따르면 해외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이공계 박사 비율은 전체 9만7000여명의 8.4%에 달하는 8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도 이공계 박사학위 취득자의 1.34배다.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재의 특성은 정규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현저히 낮고 경제적 처우가 열악할 뿐만 아니라 경력 계발의 기회도 낮은 비정규직의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이공계 박사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 이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 공공연구소에 재직 중인 비정규직 박사 연구원의 급여는 정규직의 60~70% 수준에 교육훈련, 복지제도, 성과 보상 등 대부분 항목에서 정규직에 크게 못 미쳤다.

전체 이공계 박사의 근로소득 만족도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로 의사·변호사 등의 전문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으로 인한 박탈감이 해외 유출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KISTEP은 성과중심의 보상체계 전환과 연구개발자에 지급되는 기술료를 높이고, 소액의 연구과제를 부여해 비정규직 신진 연구자의 역할과 지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해외로 나간 이공계 인재를 활용할 정책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