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아오른 IPO시장…공모가 `두둥실`

공모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 상반기 같은 초대형 기업공개(IPO)는 없지만 희망범위의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하고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로 조(兆) 단위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공모주 시장의 심리는 유통시장과 밀접하다. 코스피지수가 연고점 부근으로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공모주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부한 시중유동성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크루셜텍은 희망범위 최상단인 2만3천5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음에도 일반공모 증거금(청약금액의 50%)으로 1조5천772억원을 끌어모았다. 경쟁률은 554.7대 1에 달했다.

크루셜텍은 휴대전화에 장착되는 옵티컬트랙패드(OTP)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다. 삼성전자, LG전자, RIM과 HTC,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열풍으로 성장성이 부각됐다.

원자력발전 계측기를 생산하는 우진도 희망범위 상단인 1만5천원으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증거금으로 무려 2조3천547억원이 몰리면서 723.4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의 자재 조달을 담당하는 아이마켓코리아도 주목받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 공모가도 밴드 최상단인 1만5천300원으로 22~ 23일 개인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그밖에 원료의약품 전문제약업체인 하이텍팜,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 업체인 에스디시스템, 콘택트랜즈 생산업체인 인터로조도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공모를 거쳐 새로 상장한 새내기주들은 현재까지는 선전하고 있다.

에스디시스템[121890]은 상장 첫날인 16일 상한가와 이튿날 하한가를 각각 기록한 뒤 20일 2.92% 오른 1만7천6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로는 19% 수익률이다.

지난달 30일 상장한 웅진에너지[103130]도 공모주 투자 열기에 한몫하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공모가 9천500원 대비 80~90%가량 급등한 상태다.

우리투자증권 변영호 IPO1팀장은 “5월 삼성생명 공모 때 유입된 자금이 상당부분 남아있고 대체투자처도 마땅치 않다”며 “이런 여건이 6월 이후 코스피지수 급반등과 맞물리면서 공모시장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모가가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거품이 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모 투자의 핵심은 공모가의 적정성이다. 삼성생명[032830]은 높은 공모가(11만원)를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기업공개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2007년 이후로 공모주식의 기업가치 과대 추정 등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