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신사업자, 다양한 융합산업 리더가 되어야

통신업계에서 통신을 벗어나자는 구호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와다노리오 NTT회장 역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탈통신’을 꺼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말한 내용과 동일했다. 통신을 버리고, 그 빈자리에 더 큰 융합산업을 담겠다는 희망가다.

통신사업에서의 종전과 같은 수익을 남기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그래서 통신시장이 정체기라는 말을 한다. 통신사업자들은 그간 가입자 확보전에서 벗어나 가입자 기반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매달리고 있다.

이제 통신사업자들은 통신만의 사업영역을 벗어나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 기간 인프라로서 통신망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동시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스티브잡스가 ‘아이폰 세상’을 만들 때와 동일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버릴 것도 참 많다. 우선 통신사업을 버려야 한다. 통신사업에 대한, 가입자 기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을수록 변화는 늦을 수밖에 없다. 비운 곳에 다른 사업을 채워야 곳간이 풍부해진다.

NTT 역시 현재의 음성통신 매출을 앞으로 2년 반 뒤에 4분의 1로 줄이고, 나머지를 새로운 것으로 채우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통신 CEO 역시 이와 유사한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아닌 지식 전달하는 서비스 창조기업으로서의 도약이 목표다.

통신시장의 빅뱅은 이미 시작됐다. 현재의 네트워크 가치를 어떻게 고도화시키는가에 따라 앞으로 10년 뒤 시장 판도가 바뀐다. 망 고도화는 필수조건이다. 누가 빠르게 통신사업에서 벗어나는가, 그리고 어떤 산업과 어떻게 모습으로 융합하는가에 따라 통신3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