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는 비슷하지만 구성이 다르다.`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와 세계 모바일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의 영업이익을 비교할 때 나타나는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반도체ㆍLCD 등 부품 사업에서 세계적 호황 바람을 탔던 영향이 크다. 스마트폰의 대응이 늦었던 휴대전화나 TV, 가전 등 세트(완제품)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애플은 같은 기간 모바일 붐에 올라타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42억3400만달러(약 5조89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양(영업이익 규모)에서는 비슷했지만 질(영업이익률)에서는 애플이 판정승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13.5% 수준인 데 비해 애플은 27% 정도를 기록했다.
애플은 2010회계연도 3분기(2010년 2분기, 4~6월) 157억달러(약 18조8714억원)의 매출과 32억5000만달러(약 3조9065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기간 애플의 영업이익은 42억3400만달러였다. 회계 3분기 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61%, 순이익은 78%나 늘었다. 회계 3분기의 주당순이익은 3.51달러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7조원의 매출과 사상 최대인 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기는 처음이다. 매출에서는 삼성전자가 크게 앞서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비슷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영업이익을 주로 올린 분야도 차이가 난다. 한마디로 삼성전자는 부품을 팔아 이익을 많이 냈고, 애플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을 팔아 큰돈을 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인 2조7000억원 안팎을 반도체 사업에서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애플은 모바일 관련 완제품에서 큰 재미를 봤다. 애플은 회계 3분기에 아이팟 941만대, 아이폰 840만대, 매킨토시PC 347만대를 팔았다. 아이패드는 지난 4월 출시 후 327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1%나 늘어난 데 비해 아이팟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덜 팔렸다. 매킨토시PC 판매량은 33% 증가했다.
애플은 회계 3분기에 쾌조의 실적을 냈지만 이런 성과가 회계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안테나게이트`에 따른 `반(反)애플 정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애플은 아이폰4의 외부 케이스를 안테나로 사용하며 디자인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이는 통화 수신 감도가 저하되거나 걸려오는 전화를 아예 받지 못하는 등 기술적 문제를 낳았다. 특히 초기 대응에서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반감이 커졌다.
애플은 일단 회계 4분기(7~9월)에 180억달러의 매출과 3.44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계 3분기에 비해 매출 목표는 높였지만 주당순이익은 낮췄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도체 분야의 선전이 계속되고 갤럭시S의 판매 증가로 휴대전화 부문의 회복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3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다각화`에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휴대전화, TV, 가전 등 전자제품군을 총망라하고 있어 애플이 갖추지 못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앞선다. 애플은 앱스토어,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OS), 웹브라우저 등 핵심 소프트웨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애프터서비스(AS)는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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