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 해수욕장을 찾아간 우체국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A씨는 올 초 오랜 백수에서 탈출해 보안시스템기업에 취업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들뜬 마음으로 친구들과 무창포해수욕장을 찾은 A씨는 공과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하지만 A씨는 우체국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해수욕장에 이동우체국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가 피서철을 맞아 금융과 우편거래가 필요한 고객을 위해 이동우체국(Moving Post)을 운영한다. 이동우체국이 설치된 곳은 보령시에 위치한 무창포해수욕장으로 31일까지 운영된다. 차량에 위성과 무선통신이 가능한 단말기와 자동화기기를 탑재해 장소를 이동하면서 우체국창구와 동일하게 우편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동화기기 이용은 물론 현금 입출금, 송금, 환전과 공과금 납부 등을 할 수 있으며 보험가입과 보험료 납부도 가능하다. 편지와 소포(택배)도 부칠 수 있다. 단 토·일요일에는 외환환전 등 일부 업무가 제한되고, 접수된 우편물은 월요일에 발송된다.

영업시간은 우체국창구와 동일하게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우편은 오후 6시까지, 금융은 오후 4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행사의 성격과 운영 장소, 지원목적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리프트도 설치했다.

올해 처음 운영에 들어간 이동우체국은 해수욕장에 이어 지역축제나 주요 행사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잼버리(8월3일~5일), 세계백제대전(9월18일~20일), 부산국제영화제(10월11일~12일) 등 10여 곳에서도 운영할 계획이다. 겨울에는 스키장도 찾아간다. 특히 홍수, 폭설 등 재해·재난이 발생하면 최우선으로 설치해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방침이다.

임정수 금융정보화팀장은 “피서지에서 갑자기 현금이 부족하거나 긴급히 물건을 보내야 할 때 이동우체국을 이용하면 편리하다”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에서 고객이 필요한 금융 및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고객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