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호민관실이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해 ‘불공정거래 예시제’와 ‘공정거래 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호민관실은 이들 제도의 시행을 유관부처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기업호민관실은 23일 열리는 개소 1주년 기념 ‘대·중소기업 공정거래를 위한 대토론회’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중소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대응방안’을 공개했다.
방안에 따르면 국내 대·중소기업 불공정거래와 관련 신고의 비활성화가 최대 문제인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불공정거래 예시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불공정거래 예시제는 중소기업들의 불공정거래 애로사례를 중소기업청과 기업호민관실 등에 설치한 불공정거래행위신고센터에 접수한 후 이들 사례를 무기명 처리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시하는 형태다. 호민관실 측은 “거래중단 등 피해를 두려워해 직접 공정위에 신고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의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부당 원가인하 대응책으로는 원가계산서 요구 신고제, 현장실사 제한, 협력업체 이익률 제한 해소, 환율 공정반영 제도 등을 제안했다. 원가계산서 요구 신고제는 수급사업자로부터 원가계산서를 받기 위해서는 공정위에 사전신고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호민관실 측은 “글로벌 스탠더드는 단순 하청을 제외한 경우 원가계산서 요구를 영업비밀 침해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명무실한 납품단가조정협의 의무제 실효성 확보를 위해 조합 및 단체에 회원사를 대신해 위탁기업과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협의할 수 있는 기능 부여를 꼽았다.
부당한 지식재산권 침해 방지도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허공유 신고제, 사업제안서 임치제, 사전 비밀유지약정(NDA) 체결 의무화 등을 제시했다.
또 공정거래 평가지표(호민 인덱스·가칭) 개발도 제안했다. 대응방안에 예시로 담긴 평가지표에 따르면 보복금지·영업비밀 등 7개 항목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으며 이를 주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평가하고 언론에 공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호민관실은 민관 불공정거래 행위 개선 협의체 가동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협의체는 공정위·중소기업청 등이 참여, 공동 현장실태 조사 등을 실시해 불공정거래 관련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대안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호민관실 관계자는 “대응방안 절반 가량은 공정위 나머지는 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 등 다른 부처와 협의해 진행해야 한다”며 “정부를 설득해 대응방안이 도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표>대·중소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대응방안
※자료:기업호민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