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열면 느껴지는 냉기가 사무실에 감돈다. 에어컨이 없어도 될 판이다.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 할 마술을 보고도 ‘손 뒤에 감췄을 거야’라며 냉소적이고, 키득거리며 웃을 만한 유머에도 ‘흥, 핏, 칫, 쳇’ 하며 입꼬리를 내린다. 냉소적이고 까칠하면 고지혈증이나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데 우리 직원들은 늘 싸늘하다. 웃으며 즐거워야 창의성이 올라간다는데 웃음치료라도 받아야 할까. 사무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비법이 궁금하다.
다이앤 존슨은 ‘웃음은 인생이라는 토스트에 바른 잼이다.
풍미를 더해주고 빵이 마르지 않게 하며, 삼키기 쉽게 해준다’고 말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는 조직의 갈등과 성과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지금이라도 간절하게 그 필요성을 알고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으니 반은 한 거다. 이제 작은 실천으로 큰 공명을 만들면 된다. 단,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자. 전자레인지는 몇 분만에 음식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지만 조직은 몇 번만에 따뜻한 분위기로 데워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서둘러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은근한 불에서 사골을 고아 내듯 시간을 갖고 기다리자. 문화가 정착되는 데는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 당장은 박장대소할 일을 찾기보다 ‘피식’ 썩소라도 나오게 하자. 갑자기 허심탄회하게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눈을 마주치며 인사라도 하게 하자. 큰 이슈보다 가벼운 터치가 더 쉽게 스며든다. 이때 리더의 솔선수범이 깃발이 된다. 리더가 먼저 가볍게 말을 건네고 미소지어보자. 간혹 말 따로 행동 따로인 리더가 있다. 말은 웃으라고 하면서 행동은 웃는 사람을 놀고 있는 사람으로 흘겨보는 리더, 말은 배려하라고 하면서 행동은 남을 짓밟고 이겨먹는 사람에게만 박수치는 리더는 직원을 더욱 냉소적으로 만든다. 꽃을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꽃에 물 주는 것을 잊어버리는 사람을 보면 그가 꽃을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우리는 말을 믿지 않고 행동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