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시장을 만들자
(7) u헬스, 통신 블루오션 부상
만성질환인 고혈압 환자 김씨. 그는 어느 날 주치의에게 서비스 가입을 권유받았다. 서비스센터의 상담 결과 설정된 그의 라이프스타일은 고질적인 고혈압에도 직업상 술자리를 피할 수 없는 ‘B유형의 A타입.’ 김씨는 상담에서 도출된 자신의 유형과 타입을 바탕으로 약물요법과 함께 ‘술자리 1주일에 이틀 이하, 하루 운동 1시간’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목표 설정 후 그는 맞춤형 관리정보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씩 PC와 모바일을 이용해 자신의 혈압상태를 의사에게 전송했다. 의사는 그를 보지 않고도 과음, 과식, 운동부족을 귀신같이 알아내고 따끔한 경고를 줬다. 그렇게 관리 받은 지 6개월 뒤, 김씨의 혈압은 몰라보게 낮아졌고 의사는 그에게 “약물요법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진단했다.
통신업계의 u헬스 사업 움직임이 분주하다. 미래 성장 동력을 생활 속의 보다 밀접한 서비스로 보고 있는 통신업계는 여러 생활 서비스 중에서도 고령화와 더불어 빠르게 커지고 있는 u헬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통신업체는 개별 병원 및 의료 기기 생산장비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u헬스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업계는 모바일 통신의 특성을 살려 ‘언제 어디서나’ 진단과 처방이 가능한 u헬스 서비스로 특히 꾸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김씨는 ‘스마트 케어 서비스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SK텔레콤 컨소시엄 고객이다. 지식경제부가 추진하는 이 서비스는 각종 모바일 및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해 만성질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관리하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건강교육, 질환관리 등을 통합한 신개념의 의료서비스다.
이를 통해 1차 의료기관의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임상시험이나 원격 모니터링을 수행해 u헬스 서비스의 안정성과 효과성 등을 검증하게 되며 지난 2월 LG전자와 SK텔레콤 양대 컨소시엄이 선정된 바 있다. 이 사업은 총 300억원 규모로, 올해 4월 시작해 2014년 3월까지 향후 3년간 진행하게 된다.
◇SKT, 삼성전자·인성정보와 컨소시엄 구성=SK텔레콤은 자사와 삼성전자·인성정보가 주참여사로, 삼성생명, 인포비아가 부참여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SKT는 스마트케어 플랫폼 구축을 담당하고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개발, 인성정보는 원격 영상상담을 위한 게이트웨이 하드웨어 제작을 맡았다.
총 대상 고객만 8000명에 참여병원은 강북삼성병원·국립암센터·서울대학교병원·전남대병원 등 전국의 9개 대형 병원과 1차의원 100여곳·요양원 30여곳에 이른다. 충청북도·전라남도·경기도 등의 지자체와 존슨앤드존슨메디컬, 제이유에이치 등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도 협력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스마트케어서비스는 ‘u재택환자관리서비스’와 ‘요양시설 건강관리서비스’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u재택환자관리서비스는 환자와 1차병원, 상급병원이 u헬스 통합시스템으로 연계된다. 각기 환자를 원격으로 상담하고 모니터링하는 1차병원과 상급병원이 서로 모니터링을 공유하고 권고안을 제공하며 최적의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요양시설 건강관리서비스는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이 주 대상이며 건강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노인이 직접 관리하기 힘든 개인보건기록(PHR), 수가청구 정보 등도 통합 u헬스 시스템에서 관리해준다.
컨소시엄은 편의성을 높인 가정용 및 모바일용 게이트웨이와 휴대형 개인 혈액분석기 및 칼로리 소모 측정기 등을 개발하고, 의료진을 위해 신뢰성을 갖춘 영상진료 단말기 등을 구축해 스마트케어서비스 센터 전체의 사용편의성 및 서비스 수용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박현순 SKT 기업사업본부 ICT 사업팀장은 “그간 대형병원에 의뢰해야 했던 혈액분석기를 삼성전자에서 개발해 1차 병원에 보급하고 인성정보가 원격 영상상담 솔루션을 제공, SKT의 플랫폼을 이용해 만성질환자가 적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1차병원이 이 서비스를 수용해 u헬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서비스 모델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연동 특화 서비스 내놓는 KT=KT도 지난 4월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스타일 u헬스 서비스’를 추진키로 했다. 이는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처럼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환자가 내방없이 인터넷전화인 스타일(Style)폰으로 진료에 필요한 수치 등을 전송하고 이를 의사가 진료에 참고, 사안에 따라서는 바로 환자와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KT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의 내분비내과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향후 혈압 및 재활의학 분야로 확대하고 연세의료원 내 다른 병원 및 협력병원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시범서비스 기간 중 높은 혈당수치 등으로 전문적인 진료와 검사가 필요할 경우 스타일폰의 영상통화를 이용한 강남세브란스병원 ‘u헬스 콜센터’ 상담원과의 영상통화로 외래진료 예약이 바로 이루어진다. 주치의의 메시지는 물론이고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단 차림과 운동법 및 건강강좌 동영상 보기의 부가서비스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서유열 KT 홈고객부문장(사장)은 “그동안 스타일폰에서는 지역 의료기관 검색기능 정도의 의료정보를 서비스해왔으나 이 서비스로 실시간 상담서비스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모바일 원격진료도 추진한다. 최근 GE헬스케어코리아와 손잡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용 모바일 의료영상저장시스템(PACS)을 서비스하기로 한 것.
PACS는 환자의 스마트폰과 의사의 컴퓨터 진료장비 간에 의료영상을 주고받는 기술로 환자나 구급요원이 부상 부위 등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의사에게 보내면 영상 자료를 받은 의사가 적절한 응급치료를 지시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수십명의 전문의가 모바일 PACS로 위급한 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뒤 실시간 의사소통을 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사용자에겐 비용도 저렴하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20달러에 전용 프로그램인 ‘오시릭스(OsiriX)’를 스마트폰에 내려받고, 서비스 이용료로 월 5000원만 내면 된다.
KT는 이 서비스를 6월부터 건국대병원을 대상으로 시험 운영하고 있으며 조만간 타 대학병원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소화기질환 분야가 시범운영 중이며 아이폰4 출시 이후에는 더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심장진료 분야까지 확장한다.
또 의료진이 환자의 동의를 얻어 각종 수치 데이터를 비롯해 엑스레이 사진까지 모든 정보를 아이폰에 담아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세세브란스 병원에 보급했다.
안재현 KT 기업무선상품담당 상무는 “PACS와 같은 차세대 스마트폰용 원격진료에 대해 지난해 말 북미 방사선협회에서 ‘디지털 영상필름 데이터의 판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다”며 “빠르고 정확한 모바일 원격의료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방통융합형 u헬스 추진=지난해 5월 IPTV 공공서비스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융합형 보건의료서비스 추진에 적극적이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동으로 양방향 보건의료 서비스 ‘TV닥터’ 시범사업을 ‘U+TV’를 통해 진행했다. 이는 네트워크 및 필요장비를 통해 영상으로 환자와 의사가 의료상담을 할 수 있는 원격건강관리 서비스다.
TV닥터를 이용하면 국립의료원, 서울 보훈병원,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분당 서울대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 전문의와의 상담을 TV리모컨 하나로 받을 수 있다.
진료서비스 외에도 우리 동네 및 전국 유명 병원정보와 병원의 장비 현황 및 전문 진료과목 등 고급정보를 비롯해 주요 수술 전문 병원들의 자세한 평가 정보 등 쉽게 찾기 힘든 자세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300여편의 국내 유수 건강 방송 프로그램, 명의 강의, 질병에 맞는 운동 및 음식 등 생활 속의 유익한 건강 정보도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른 시일 내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스마트케어서비스 시범사업에는 SKT컨소시엄과 별개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대구광역시 등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대사 증후군을 앓는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IPTV에 기반한 원격 상담과 진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IPTV를 기반으로 셋톱과 카메라 연동, TV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영상상담 처리시스템 개발 등을 추진해 u헬스 시스템을 개발, 스마트케어에 관한 구체적인 운영 체계를 수립하게 된다. 또 처방전 전달시스템과 관련, 병원시스템과 연동해 처방전의 전송 및 저장, 유무선 인증방식을 통한 사용자 인증 및 보안체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나아가 탈통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IT솔루션 및 통신과 헬스케어를 연계하는 방안을 강화해 의료뿐만 아니라 건강도 관리할 수 있는 영역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표>각 통신업체 u헬스 사업 추진 내용
특별 취재팀=강병준 차장(팀장) bjkang@etnes.co.kr, 김원석, 김원배, 이경민, 이성현, 황태호, 대전=박희범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