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넘어 G20 의장국이 될 수 있는 국가 경제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은 온 국민의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선배 과학기술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축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지금의 대한민국 위치까지 오기 위해서는 국가의 미래 발전계획에 대한 청사진이 당연히 필요한 것이었고, 수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국가의 기초체력인 에너지, 기간산업의 확충, 식량 자급화를 거쳐 중화학공업의 성장이 이루어졌다.
최근 대한민국은 IT, 자동차, 조선, 철강 분야에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정부의 R&D 예산보다 더 많은 연구 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노융합기술은 모든 산업의 다양한 기술영역에서 직면하고 있는 기술의 한계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IT, 바이오, 에너지, 화학, 철강 등 기존 산업에 접목돼 첨단 제품의 경쟁우위를 확보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이미 국가차원의 “융합기술(NBIC 2002) 발전 전략”을 수립해 다학제적, 이종 기술간 연구성과를 산업에 응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유럽 연합도 융합기술 발전전략 (CTEKS 2004)을 수립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융합기술 추진전략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NBIC 융합기술 지도”안을 마련했다.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는 NT, BT, IT, CS(인지과학) 기반의 융합기술 종합 이정표다.
미래 사회에서 점점 중요해 지고 있는 바이오의료, 에너지 환경, 정보통신을 대범주로 분류하고 이미 범 부처별로 추진 중인 R&D 과제 중에 융합기술에 해당하는 분야를 포함해 중복투자 방지 및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국가가 기술 선진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있다.
지도는 우리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도구이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마련한 NBIC 융합기술 지도가 융합 원천기술의 블루오션 선점 경쟁에서 연구소, 대학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융합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한계에 부딪힌 다양한 산업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선진국들이 예측하는 바이다.
대한민국의 축구를 세계적인 수준에 견주어 볼 때 선수 개개인이 최고 기량의 선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02년 히딩크 감독에게서 전수 받은 기초체력의 확보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훌륭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뛰어난 전술과 전략이 뒷받침되면 월드컵에서 축구 선진국들과 기량을 겨루어 볼 만 하듯이 과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10년 대한민국 과학기술자들의 기초체력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전문가들이 구상한 훌륭한 전술, 전략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바탕으로 융합원천기술을 선점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 산업체에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물론 도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내비게이션을 항상 업데이트하듯이 만들어진 NBIC 융합기술지도 또한 범부처적인 의견 조율과 글로벌 환경변화에 따라 앞으로 최적의 모습으로 진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지도가 실질적인 국가 융합기술지도로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창균 한국화학연구원 NT-IT 소자재료 융합연구단장 cgkim@kric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