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선공에 KT가 ‘와이파이+와이브로’로 응수하고 나섰다.
KT는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국 1만 곳 와이파이존 확대, 와이브로 투자 확대를 통해 고객이 안정적인 무선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각각 2500억원과 55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자한다.
LTE 투자를 병행하겠지만 LTE로는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게 KT의 생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SK텔레콤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먼저 SKT가 선공을 날렸다. SKT은 지난 14일 월 5만5000원 이상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8월부터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동통신망의 강점을 살린 선택이다.
반면 이날 발표한 KT의 전략은 유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아이폰으로 무선데이터의 폭발적 증가를 경험한 KT의 전략은 ‘와이파이+와이브로’ 확대다.
현재 2만8000곳에 이르는 와이파이존을 연말까지 4만국소로 더 늘리고 2011년말까지 10만국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말께에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와이파이가 된다는 의미다.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무제한이라고 하면 확실하게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무제한 데이터로는 주문형비디오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없다”고 말해 SKT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의 실효성을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는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을 LTE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KT의 3W망 전체 트래픽은 3209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이중 3G망은 256TB에 불과하다. 3W망의 모든 트래픽을 3G망으로 수용하려면 12배 이상의 증설이 필요한 셈이다. 대신 강력한 유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와이파이존과 와이브로 투자를 확대하면 적은 투자로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KT는 궁극적으로 와이파이 70%, 와이브로 20%, 3G 10%로 무선 데이터를 분산 수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