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온라인 게임과 PC방 열풍을 일으켜 국민 게임이 된 `스타크래프트`가 초대형 신작을 선보였다. 초고속인터넷 급속 보급, e스포츠 탄생, PC방 창업 등으로 이어진 `스타크래프트 경제학(스타크노믹스)`이 다시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미국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최신작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스타2)`를 27일 한국,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만 12세 이상 사용자는 누구나 공개시범서비스(오픈베타) 기간 동안 스타2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블리자드의 온라인 게임 대전 서비스인 `배틀넷` 게임을 내려받거나 스타2가 설치된 PC방을 이용하면 된다.
시범서비스 이후에는 6만9000원인 무제한 이용권이나 9900원짜리 30일 이용권 등을 구매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블리자드의 다른 온라인 게임인 `월드오브워 크래프트` 정액제 이용자는 정액 기간 중 스타2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스타2의 시범서비스 기간은 1개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는 스타2 출시가 한국 게임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스타2는 블리자드가 1998년 출시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3D 그래픽과 각종 기능을 추가한 후속작이기 때문이다.
당시 스타크래프트는 `스타크노믹스`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큰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만 2007년까지 전무후무한 450만개 판매 기록을 세웠고 지금까지 업계 추산 국내 판매량은 800만개 이상이다.
PC방 산업을 일으킨 것도 스타크래프트의 공이 컸다. 스타크래프트 출시 전 전국에 100여 개 남짓하던 PC방이 2000년까지 1만5000개로 늘어났다.
e스포츠라는 산업은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스타크래프트가 주도한다. 업계는 또 스타2 출시로 10대 청소년에 한정된 게임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타크래프트 초기 사용자는 구매력을 갖춘 30대 이상이 됐다.
게다가 스타2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작 게임인 데다 완성도가 높아 새로운 사용자가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배인식 그래텍 대표는 "스타2에 익숙해지면 전작이 지루해 보일 정도"라며 "스타2는 전작 이상의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에 빠진 e스포츠 붐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최근 그래텍이 향후 3년간 스타2를 비롯한 블리자드의 국내 게임대회 관련 독점 중계권을 확보함으로써 조만간 스타2 게임대회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스타2가 외국산 게임이지만 국내 게임 업계도 스타2에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대항하지 않을 수 없어 국내 게임 콘텐츠 산업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
이미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게임 대표주자들은 스타2에 대응키 위해 기존 게임을 업데이트 하거나 하반기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2의 성공과 스타크노믹스의 재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1998년과 달리 `아이온` `서든어택` `메이플스토리` 등 탄탄한 사용자 층을 갖춘 인기 국산 게임이 많다는 이유다.
[최순욱 기자 @wook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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