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란 기존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지 효율적 경영과는 상관없지 않습니까?”(전자통신연구원의 한 팀장)
“창조에 이르는 과정을 찾거나 그 과정을 새로이 창조하기 위해서도 구성원을 자극하는 `팀빌딩`을 위한 기술경영이 중요합니다.”(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방학을 맞은 건국대학교 경영대학의 한 강의실에는 학생 대신 전자통신연구원(ETRI) 각 연구분야의 팀장들이 빼곡히 앉았다. 2주에 걸쳐 진행된 이번 `기술경영 교육과정`은 ETRI R&D의 중추를 담당하는 팀장들을 대상으로 조직관리나 특허창출 등 경영전략 분야에 비교적 약한 이공계 연구원의 기술경영 마인드를 제고하자는 취지로 이뤄졌다. 기술사업화·기술재무회계 등 실무를 비롯해 특허경영·비즈니스모델 혁신 등 포괄적인 부분까지 교육 과정에 포함됐다.
이번 교육에 강연자로 나선 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지식창조위원회 위원장)는 `창조경영과 조직`이라는 주제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창조적 R&D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관리 방법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R&D 과정에선 창조적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방법 제시는 넘쳐나지만 이를 고객에게 설득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신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고, 국책연구원들도 연구비 투입 대비 효율성이 낮다고 비판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창조적 연구과제의 성패는 시장이나 고객이 요구하는 창조수준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는 팀역량을 갖추는 것에 달렸다”며 “팀원과 고객의 성향 그리고 팀장의 리더십 간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순히 개별 두뇌의 합이 아닌, 효율적인 역량 발휘를 위한 팀빌딩을 하는 것이 R&D 팀장의 중요한 몫”이라고 제시했다.
강의를 들은 ETRI 팀장들은 이공계 연구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정확히 짚어줘 유용하다는 평가다. 한기평 ETRI 사업전략팀장은 “다양한 기술경영 전략을 실제 R&D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채성 밀러MOT스쿨 교수는 “이번 교육에 참여한 팀장들은 매일 9시간 교육과정뿐 아니라 토론에도 적극 참여하는 열정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