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수동부품 전문기업에서 능동부품을 아우르는 종합 부품업체로 변신에 성공했다.
삼성전기 매출에서 능동부품인 발광다이오드(LED)가 사상 처음으로 PCB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수동부품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최근 수년간 집적회로(IC) 제품으로도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동부품 전문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세계 5위 부품기업인 삼성전기는 이러한 변신을 통해 전통적인 부품강자를 제치고 창립 37년만에 세계 빅3 종합 부품기업으로 발돋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기(대표 박종우)는 지난 상반기 LED 매출이 7600억원으로 MLCC, 반도체용 기판 등 주요 품목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삼성전기는 LED를 제조 판매하는 삼성LED의 50%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로 삼성LED의 매출은 삼성전기 매출에 100% 합산되고 순이익의 절반은 지분법 평가로 반영되는 구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기의 LED매출은 1조9350억원으로 예상돼 기판전체(1조5822억원), MLCC를 포함한 칩부품(1조7775억원)을 앞설 것”이라며 “LED·MLCC 등의 호조로 글로벌 종합 IT 부품기업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능동부품인 반도체 사업도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3세대 이동통신영상통화용 CMOS이미지센서(CIS)를 출시한 데 이어 16 대 9의 HD급 영상을 처리하는 고화질 CIS센서까지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LCD 백라이트의 핵심IC인 인버터 드라이브IC와 LED 드라이브 IC까지 출시, 자사 제품에 상당부분 채택하면서 가격 및 성능경쟁력도 높였다. 이밖에도 휴대폰용으로는 4밴드용 휴대폰 RF 파워앰프(PA)를 개발해 출시했으며 새로운 무선통신 규격인 지그비(Zigbee) 칩까지 개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반도체사업이 아직까지는 매출이 크지 않다”며 “핵심 기술 확보 차원에서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의 능동부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세계 3, 4위권 부품기업인 교세라·무라타 등의 올해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0%대 증가에 그친 6400억엔(부품매출 기준, 8조3200억원, 기준환율 1300), 5300억엔(6조8900억원)으로 예상되는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기와의 순위 바꿈도 예고됐다.
◆용어설명:수동부품·능동부품
수동부품은 저항·콘덴서·인덕터 등으로 전기신호 파형을 줄이거나 전달, 저장하는 부품이며 능동부품은 전기신호 파형을 증폭하고 빛으로 바꾸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 매출 상위 3개 품목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