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山川=세계 휴대폰 3위)은 의구(依舊)한데 인걸(人傑=스마트폰)은 간데 없네.”
지난해 말부터 국내 통신시장에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 속에 맞은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오늘을 빗댄 표현이다. 아이폰을 위시한 전 세계 유명 스마트폰들의 공습과 삼성전자·팬택 등 국내 업체들의 맞불이 시작되면서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진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지난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성공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LG전자는 이 같은 안팎의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부진은 지난 2분기 휴대폰 부문의 실적이 4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는 충격적인 지표로까지 확인됐다.
하지만 세계 3위의 휴대폰 메이커로서 명성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LG전자가 지난주말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담아 출시한 `옵티머스Z`를 통해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시작을 확인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한 대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제품은 앞서 출시된 `옵티머스Q`의 형제폰으로 슬라이딩 쿼티패드 방식을 과감히 털어내고 바 타입의 슬림하고 야무진 느낌의 디자인으로 변신을 꾀했다.
특히 이 제품은 LG전자가 기존에 안드로1을 공급한 KT(LG-KU9500)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1위 이통사업자인 SK텔레콤(LG-SU950)을 통해서도 판매된다는 점에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둘 성적을 조망해보는 가늠자로서의 위상까지 겸하고 있다.
UI &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쉐어링을 내건 UI=옵티머스Z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서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의 기본적인 화면구성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독특한 편의성과 활용성으로 차별화하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였다.
홈버튼을 누르면 여느 안드로이드폰처럼 구글 검색창이 포함된 화면이 제공되지만 나머지 애플리케이션 배경 화면에는 유튜브, 자사의 블로그, 멀티미디어 재생목록 및 플레이어 등의 위젯을 설치,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타사의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스마트폰 메뉴 버튼을 누르면 나타나는 화면도 △커뮤니케이션 △멀티미디어 △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등 기능에 따른 카테고리로 구분해 보여줌으로써 초보자도 용도에 따라 쉽게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쟁 제품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옵티머스Z의 새로운 사용자환경으로는 `스마트 셰어링(Smart Sharing)`을 꼽을 만하다.
스마트 셰어링은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대한 생활연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시 `데이터의 전송·관리에 큰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 착안, 전략적으로 내걸고 있는 UI로 이를 이용하면 옵티머스Z를 PC·노트북 또는 다른 스마트폰과 자유롭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 셰어링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온스크린폰(OSP On Screen Phone)`은 사용자가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이용해 옵티머스Z와 PC를 연결한 뒤 PC 화면에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불러와 마우스와 키보드로 두 기기간 파일공유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PC에서의 동작은 고스란히 옵티머스Z에서도 동시에 이뤄진다.
PC에서 옵티머스Z에 수신된 메시지와 이메일의 확인·전송은 물론이고 게임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을 실행시킬 수도 있다.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옵티머스Z 이미지에 PC에 저장된 문서·사진·음악 등 파일을 끌어다 놓으면(드래그) 자동으로 해당 파일이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이 같은 기능은 USB 유선 연결과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및 콘텐츠를 관리하던 다른 스마트폰들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솔루션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두 대의 스마트폰을 가까이 대거나 한번의 클릭만으로 상호 파일 공유가 이뤄지도록 한 `드래그앤셰이크(Drag&Shake)`도 스마트 셰어링 구현을 위한 또다른 기능 중 하나다.
◇생활혁신 도우미=옵티머스Q와 마찬가지로 이번 제품에도 선호도가 높은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들이 사전 탑재됐다.
걸으면서 문자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도록 카메라로 전방을 비춰주는 `로드 타이핑(Road Typing)`을 비롯해 현재 화면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스크린캡쳐`, 명함·문서·단어 등 문자를 카메라로 인식하는 `스마트리더`, 증강현실(AR)인 `오브제(SU950)`와 `스캔서치(KU9500)` 등 생활혁신 도우미를 표방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자리잡고 있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들도 포진돼 있다. 페이스북·트위터·미투데이·싸이월드 등 각종 SNS 애플리케이션들이 최적화돼 탑재됐다.
특히, SKT를 통해 출시될 옵티머스Z에는 싸이월드의 계정에 등록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싸이월드 BGM도 추가됐다.
국내 3대 포털인 네이버·다음·네이트 서비스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들 역시 기본 탑재돼 있다.
이 밖에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인 `목시어(Moxier)`, 마이크로소프트 문서파일을 읽을 수 있는 `퀵오피스(QuickOffice) 뷰어` 등 업무용 사용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옵티머스Z에 승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