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부동산 개발 전문법인인 `KT에스테이트`가 2일 출범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이석채 KT 회장의 실험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셈이다.
수년 내 부동산매출 1조원 시대를 열 KT에스테이트는 초기 자본금 80억원으로 부동산 개발 기획과 시행을 주 사업분야로 삼는다. KT가 지분 100%를 소유하며 부동산 개발사업의 전문성을 감안해 직원 3분의 2가량을 외부 전문가로 수혈했다. 특히 신설 자회사의 초대 대표에 부동산 개발 전문가인 김경수 씨를 선임했다. 김 신임대표는 삼성물산 론스타코리아 등을 거쳐 하나대투증권 상무를 역임했다.
부동산 전문법인 설립과 임직원 구성이 구체화됨에 따라 KT의 부동산 개발 움직임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KT의 보유 부동산이 6조4000억원(토지ㆍ건물의 공시지가와 장부가액 기준)을 웃도는 데다 전국에 걸쳐 잠재력이 큰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부동산 큰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문광억 KT 자산경영실 상무는 "새로 영입한 초대 대표와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KT의 수도권 내 보유부지부터 사업 타당성 검토를 벌여 두달 내로 중장기 개발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T측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분양시장보다는 오피스빌딩ㆍ주상복합건물 등 임대형 부동산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각 부지별로 최적화된 부동산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사업 분석을 면밀히 진행할 예정이다.
KT에스테이트가 개발 사업을 벌이기 위해 1차적으로 검토할 후보지로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송파지사(약 1만㎡)와 서울 중구 흥인동 동대문 전화국(약 3300㎡) 부지, 서울 광진구 강북본부(7만8000㎡) 등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광진구 강북본부는 다른 전화국 유휴부지가 3000여 ㎡에서 1만㎡(약 1000~3000평) 정도인 데 비해 몇 배나 크기 때문에 개발 잠재력이 상당한 곳으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KT 관계자는 "이러한 개발 후보지들은 도시계획이나 용도 변경 절차를 밟은 후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며 "오피스 건물을 짓는 데 역점을 두되 부지 특색에 따라 주상복합건물, 아파트형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에스테이트는 KT가 이미 추진해 온 부동산 프로젝트도 넘겨받아 개발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상계동 노원지사에 내년 말 목표로 추진하는 지상 13층 지하 5층 규모의 신축 건물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공연장과 도서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건설은 KT 가락지사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개발 중이다.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로 내년 7월 완공한다. 또한 서울 영등포지사의 1만여 ㎡ 주차장 부지에 20층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건설하며 2012년 8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KT 광화문 지사 뒷편에 짓고 있는 청진동 신축사옥은 3670㎡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23층 규모의 새 사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2012년 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KT측은 부동산 전문법인 설립을 계기로 매년 30% 이상 성장시켜 온 부동산 매출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2869억원의 부동산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올해 3000억원가량의 매출이 예상되며 보유 부동산의 지속적인 개발 사업을 통해 수년 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학 KT 가치경영실장은 최근 "KT의 전국 450여 개 전화국 중 5년 뒤에는 50개만 있으면 되고 이에 따라 400여 개 유휴 부동산이 남게 된다"면서 "부동산 개발 자회사 설립과 함께 부동산 임대ㆍ매각ㆍ활용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매출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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