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가격 파괴 흐름에 국내 전자책 업계도 `고심`

지난주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이 전자책(e북) 단말기 `킨들` 신제품(킨들3)을 공개하자 전자책 업계가 긴장했다. 킨들 가격 `파괴`는 애플 아이패드 견제용이지만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 따라 결국 국내 전자책 업계도 e북 단말기 가격 인하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킨들3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무선인터넷 전용 제품의 경우 139달러(약 16만원)다.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과 비교해 가장 싸다. 반면 국내 출시 e북 단말기 가격대는 20만~30만원 중반 수준. 아직 10만원대 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 이로 인해 국내 e북 사용자 사이에 단말기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보급형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업체는 두 곳이다. 아이리버와 북큐브네트웍스가 이달 내로 새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리버는 `스토리` 신제품 가격을 20만원대 중반으로 검토 중이다. 무선인터넷 탑재 기기와 USB 연결 기기 2종이다.

이상원 아이리버 부장은 “아마존은 콘텐츠를 동시에 판매해 단말기 가격에서 손해를 봐도 콘텐츠 판매로 만회할 수 있는 구조”라며 “단말기만 제조 판매하는 업체에 킨들 급으로 가격대를 맞추라는 건 정말 무리한 요구”라고 토로했다.

북큐브네트웍스는 단말기 가격을 10만원대로 낮춰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수 북큐브네트웍스 과장은 “아마존이 싼 가격에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도 그만큼 싼 기기를 구입하고 싶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콘텐츠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일단 단말기가 많이 보급되면 콘텐츠 판매로 비용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킨들3에 새로 장착한 한글 지원 기능도 `뜨거운 감자`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의견이 분분하다. 양재용 네오럭스 이사는 “국내 킨들 사용자는 영어 콘텐츠를 읽기 위해 구입한 경우가 많다”며 “만약 국내 출판사가 아마존과 계약을 맺고 한글 콘텐츠 유통에 나선다고 해도, 이 같은 이유로 킨들을 구입하는 국내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원 아이리버 부장은 “이미 유럽권 출판사들은 아마존으로 인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서비스되는 한글 콘텐츠의 양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일단 서비스가 시작되면 생겨날 영향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