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Stock] 포스코 정준양 회장

올해 포스코가 `영업이익 6조원`을 탈환할 수 있을까. 증권사 철강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대장주인 포스코 실적이다. 2008년 달성했던 6조원대 영업이익을 올해 회복할 수 있느냐가 철강 경기를 가늠하는 첫 번째 잣대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강 경기가 크게 회복된 만큼 올해엔 6조원대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철강 경기가 꺾일 조짐을 보이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 최고 사령탑인 정준양 회장이 직접 입을 열었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올해 영업이익 6조원대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까지 괜찮았던 철강 경기가 하반기엔 다소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원가 절감 등 노력을 통해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의 지난해 실적은 금융위기 여파로 매우 부진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1720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철강 경기 침체로 제품 판매가 급감한 게 결정적이었다.

올해 상반기엔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도는 3조28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려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반기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정 회장은 "지난 2분기 때 합의한 원료 값 인상분이 이번 3~4분기에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 철강산업 전망이 좋진 않다"며 "상반기는 이익이 꽤 나는 구조였으나 하반기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원료 값 인상 추세가 매우 빠르고 부담스러운 데다 중국마저 철강 재고가 늘어나는 등 중국 쪽 상황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t당 105달러였던 국제 철광석 값은 하반기 135달러대로 25~30%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외국 광산업체와 이 같은 상향 조정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로 가동에 필수적인 유연탄 값도 최소 10% 이상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같은 원료 값 인상분을 철강 값에 100%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인지 포스코는 지난 6월 철강 값을 6% 정도 인상하는 데 그쳤다.

정 회장은 "원자재 값 상승과 철강제품 판매 둔화 등 하반기 철강 경기가 불투명하지만 획기적인 원가 절감 시스템 등 여러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올해 1조1500억원 원가 절감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우인터내셔널에 이은 대우조선 추가 인수 가능성에 대해 정 회장은 "외국인 주주들이 다소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가 끝까지 반대할 경우 현실적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뉘앙스였다.

애초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대우조선 인수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회장은 "워런 버핏이 반대 의견을 낸 것이 아니라 그의 오랜 친구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며 "그의 견해에 워런 버핏도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멍거 부회장은 한국 조선업이 중국과 경쟁 구도에서 장기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우조선 인수를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최대한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서한을 버크셔해서웨이 측에 보내기도 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현재 포스코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매일경제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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