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90…한숨쉬는 개미들

코스피가 연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33포인트(0.47%) 오른 1790.6으로 장을 마감해 1800선에 훌쩍 다가섰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 미국와 유럽 증시 급등 소식에 코스피는 장 시작과 함께 1796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연고점 돌파에 대한 부담으로 코스피는 소폭 하락해 1790선에 안착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는 2008년 6월 9일(1808.96) 이후 2년2개월(2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기 시작한 지난달 9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5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4% 상승한 것을 생각해 보면 시장 대비 12%나 낮은 수익률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3.34%, 5.61%로 나타났다.

단순히 오르고 내린 종목만 계산해도 개인이 많이 산 20개 종목 중 4개 종목만이 오른 데 반해 기관이 산 종목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상승했다. 외국인은 4개 종목에서만 손해를 봤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54%였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89%, 4.28% 수익률을 거뒀다.

개인이 이렇게 계속 손해를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 기간에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이다. 이들 종목은 6월까지만 해도 크게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으나 7월 들어 지수 흐름과는 반대로 하락하기 시작한 종목이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는 대부분 기관이나 외국인이 살 때 따라서 사는 추종 매매를 하기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이 팔기 시작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7월 초 대비 55.5%나 하락한 대우부품은 주가 급등으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6월 초부터 한 달간 단기간에 주가가 5배 가까이 올랐다. 양 연구위원은 "이런 급등 종목을 추종 매매한 개인이라면 더욱 큰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0.04포인트(0.01%) 하락한 481.94로 장을 마감해 코스피 대비 약세를 나타내는 현상이 지속됐다.

[매일경제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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