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펜하이머 "가장 행복한 CFO"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잇단 성공 등으로 애플의 보유 현금이 46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그간의 지극히 보수적인 자금 운용 스타일이 바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현재 보유 현금이 시가 총액의 5분의 1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앞서 그랬듯이 인수 합병이나 자사주 매입, 배당 지급에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4년부터 애플의 재무책임자(CFO)를 맡은 피터 오펜하이머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CFO"란 조크까지 나온다고 애플 문제를 내내 분석해온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스의 팀 바자린이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의 희극에 가까울 정도`로 보수적인 애플의 자금 운용이 지난 1990년대 회사가 고사할 뻔했던 쓰라린 경험과 맞물려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브 잡스가 지난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억5천만달러를 투자받아 복귀함으로써 회사를 살린 점을 이들은 상기시켰다.

애플은 지금도 자금 운용이 지극히 보수적이어서 갓 공개된 최신 분기의 현금 및 투자 수익률이 0.76%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07년의 5.27%와 2008년의 3.44%, 그리고 지난해의 1.43%에 비해 모두 떨어진다.

이처럼 수익률이 크게 낮음에도 주주들도 아직은 별반 개의치 않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주가가 지난 2007년 이후 세 배나 뛰어 현재 270달러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애플주는 오펜하이머가 합류했던 1996년 경영이 심각한 가운데 5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진 바 있다.

퍼시픽 크레스트 시큐리티스의 앤디 하르그레베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처럼 회사가 급성장할 때는 보유현금 운용 문제는 뒤로 처지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지금처럼 자금을 운용하면 보유 현금이 2011회계연도 말에는 650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 회견에서 "자본 유지가 투자의 최우선 순위"라면서 "단기성 고품위 투자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혁신적인 회사임에도 상품 라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관계로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3%로 마이크로소프트나 시스코 시스템스 등에 비해 크게 낮다고 말했다.

또 급료도 높지 않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연봉이 10만달러 내외로 구글과 비슷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애플은 더욱이 상품 개발이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인수 합병의 필요성도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상기시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