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112)`아이폰 독주체제`의 종언, 그 10가지 이유

`아이폰 독주체제`가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하고 있다.

미국 리서치 업체인 닐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은 처음으로 아이폰을 추월했다. 이번 조사 결과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은 27%의 점유율을 보인데 반해 아이폰은 23%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번 판매량 집계에 `아이폰4`와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 신병기인 ‘드로이드X`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존 제품의 판매량을 갖고도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미국의 IT분야 인터넷 매체인 e위크(http://www.eweek.com)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지배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며 10가지를 이유를 제시했다. 다음은 e위크가 제시한 10가지 이유.

<1>숫자가 의미하는 것= 닐슨의 판매량 집계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분기 미국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은 아이폰을 뛰어넘었다. 시장은 `아이폰 우위`에서 `안드로이드 우위`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내고 있다. 물론 아이폰이 2위 자리로 밀려났다고 해서 애플의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단일 업체로서 애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2>다양해지고 있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들= 애플 아이폰은 안드로이드폰의 물량 공세에 직면해 있다.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 HTC의 ‘드로이드 인크레디블’ 은 차치하고라도, 수많은 아이폰 경쟁 모델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폰의 성공 소식에 고무된 수많은 벤더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앞다퉈 합류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을 공급하는 개별업체가 아이폰을 물리치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으로는 안드로이드폰 진영이 아이폰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3>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토로라= 모토로라는 소비자들과 벤더들에게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 모토로라의 신병기인 `드로이드X`는 아이폰 대항마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4>안드로이드 2.2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2`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실행하는데 강력한 기능을 발휘한다. 아이폰이 플래시 게임과 동영상을 실행하는 데 문제가 있는데 반해 안드로이드 2.2 스마트폰은 어도비의 플래시를 수용하고 있다. 어도비 플랫폼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안드로이드폰의 중요한 소구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5>개발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애플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개발자`라는 거대한 인프라였다. 수백만에 달하는 사용자와 함께 아이폰 앱 개발자들은 24만개에 달하는 앱을 개발한 1등공신이다. 이제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급성장하는 데 반해 아이폰 시장의 성장곡선은 이제 평평해지는 단계에 들어갔다. 물론 하룻밤 사이에 개발자들의 태도가 확 바꾸지는 않겠지만 조만간 안드로이드 우위 현상이 개발자들에게도 나타날 것이다.

<6>다수의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는 애플= 애플은 다수의 경쟁자들과 싸워야할 처지에 놓여 있다. 노키아의 심비안 OS, RIM의 블랙베리, MS의 윈도 모바일과 동시에 경쟁해야만 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다.

<7>RIM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현재 애플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RIM도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RIM은 새로운 운영체제인 ‘블랙베리 6’의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MS는 윈도폰7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MS는 애플이 창출한 시장에서 바람을 타지 못했지만 MS는 분명 저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벤더 확보 능력이 분명 애플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8>애플의 PR 전략=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문제가 불거지면서 애플은 PR 전략 측면에서 악수를 두고 말았다. 애플은 ‘안테나게이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올바른 처신을 하지 못했다. `안테나게이트`가 아이폰 판매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소비자들은 아이폰 외의 단말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9>아이폰은 더 이상 ‘유일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아이폰은 과거 터치 스크린 기능 때문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아이폰의 제품 경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이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 HTC의 `드로이드 인크레디블` 등 아이폰과 기량을 겨뤄볼만한 제품들이 있다. RIM도 블랙베리 6 운영체제를 탑재한 제품을 조만간 내놓는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제는 다양해졌다. 아이폰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 것이다.

<10>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구글= ‘신뢰’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애플은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터치 스크린 방식 스마트폰에서 애플은 유일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구글도 애플과 같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e위크의 10가지 이유대로 과연 아이폰 독주체제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지는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아직은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전세계적 현상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아이폰 따라잡기`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