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기술은 보기 플레이어 정도의 주말 골퍼 스코어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퍼팅 결과는 그 다음 홀의 드라이브 샷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짧은 퍼트를 놓쳐서 보기를 범한 다음 홀의 드라이브 샷에서 OB를 내는 골퍼를 정말 많이 봤다.
드라이브샷을 더 길게 쳐서 버디를 잡으려고 하는 욕심 때문이다. 짧은 어프로치 샷도 마찬가지다. 퍼팅이 잘 되는 날에는 칩샷을 할 때도 부담이 없기 때문에 그린을 놓친 홀에서도 서드 샷으로 핀에 근접시킬 수 있지만 퍼팅이 안 되는 날에는 짧은 칩샷에서 뒷땅을 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스트로크 궤도 방향과 페이스 방향이 퍼팅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퍼팅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데이브 펠츠의 주장에 따르면 페이스 방향이 70%, 스트로크 궤도 방향이 30%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나도 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검증해봤다. 결과는 데이브 펠츠의 주장이 옳았다.
이 이론에 따르자면 퍼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퍼터 헤드가 스퀘어인 상태로 볼을 맞추면 된다. 이것을 연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 `트루 퍼트(True Putt)`라는 연습기의 활용이다. 이 연습기는 납작한 네모 박스인데 이 위에서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퍼터 페이스가 오른쪽을 향하면 초록색 LED가 점등되고, 왼쪽을 향하면 빨강색 LED가 점등된다. 스퀘어로 맞을 때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이 연습기를 구입해서 거실에 있는 퍼팅 매트 위에 올려놓고 실험을 해봤다. 내 퍼팅 스트로크의 방향은 스퀘어인데 페이스가 약간 열려서 볼이 오른쪽으로 간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전에서도 내가 퍼팅한 볼은 오른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었다. 내 경험과 일치했다.
이 기계를 구입한 이후 하루에 10분씩 스트로크를 가다듬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해진 퍼팅 스트로크에 나 자신도 놀랐다.
연습기로 알게 된 또 다른 놀라운 점은 퍼터에 따라 페이스 방향이 바뀐다는 사실이다. 투볼 형태의 퍼터를 쓰면 열 번에 아홉 번은 스퀘어로 맞출 수 있지만 T자형 핑형 퍼터를 쓰면 약간 열려서 맞았다. 퍼터에 따라 퍼팅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