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상장한 38개 기업 가운데 27개(71%)가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 14개 종목은 상장 당일부터 공모가를 밑돌아 애초 공모가가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글루시큐리티는 거래 첫날 공모가 1만4천원보다 낮은 1만2천6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으며 이어 5일에도 11% 이상 빠졌다.
이글루시큐리티 공모주에 투자했다면 단 이틀 만에 32.14%를 손해 본 셈이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난 종목도 적지 않다.
지난 2월4일 상장한 에스이티아이의 경우 공모가는 1만7천500원이었으나 지난 5일 주가는 5천490원으로 공모가보다 68.63% 낮다. 같은 달 9일 상장한 인포바인(공모가 3만3천원)도 현 주가는 1만5천550원에 불과하다.
이 외에 우리넷과 승화엘엠씨도 각각 공모가 대비 41.49%와 39.55%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초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산정된 것이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공모가 산정이 자율화된 상황에서 대표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들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모가가 높게 결정돼야 상장 주관 업무를 따내기 쉽고, 수수료도 더 챙길 수 있어 증권사들이 공모가에 거품이 낀 것을 묵인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지난달 27일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공모가를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상장 기업의 주가가 실제 최초 상장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으며 그 비중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는 상장일 종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이 비율이 28.6%로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는 33.3%에 이른다.
한편 최근 코스닥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점도 공모가와 실제 가격의 괴리를 낳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황금단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 자체가 잘 나가면 새로 상장하는 종목들도 관심을 끌겠지만 현재 시장은 유가증권시장을 중심으로 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코스닥 새내기주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