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 돌파 앞둔 코스피…주식 살까? 팔까?

코스피가 1800선에 다가서면서 투자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처분하거나 환매해야 할지, 아니면 유망한 종목 위주로 적극 매수해야 할지 고민이다. 만약 투자 시기를 늦추면 언제가 적기인지 궁금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이런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8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 시장에 대한 불안감 지울 때

=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0%(2.72포인트) 하락한 1783.86으로 마감했지만 대부분 리서치센터장들은 8월 중 1850까지는 무난히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펀드 환매나 주식 매도보다는 보유나 매수에 무게를 두라고 조언한다. 서명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1550~1750에서 움직이던 10개월간의 박스권 장세는 마감했다"며 "우리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8월 중 1840선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1800선 돌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매수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개인은 `불안감`으로 투자를 망설일 가능성이 높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보통 대세 상승의 초입에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돼야 하는데 지금은 조금 다른 상황인 것 같다"며 "개인이 아직 경기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리서치센터장이 많았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산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장기적으로 좋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며 "외국인이 싸게 사도록 주식이나 펀드를 환매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이머징으로 자금이 오고 있는데 국내 시장만 자금이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적절한 투자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서명석 센터장은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에 `강세장은 근심ㆍ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칼럼이 실렸다"며 "지수 흐름이나 펀더멘털을 봤을 때 지금이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사야 상투를 잡지 않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그러나 적극적인 매수에 대해 조심스러운 견해도 있었다. 대우증권은 "매수 시기는 투자전략에 따라 달라야 한다"며 "연말로 이익 실현 시점을 정했다면 지금 펀드를 산다고 해도 별다른 성과는 없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 내수ㆍ설비투자 업종에 관심을

= 업종에 대해서는 저마다 의견이 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그래도 ITㆍ자동차"라는 입장이다. 황상연 센터장은 "올해나 내년까지 역시 IT나 자동차 중심"이라며 "IT는 조만간 복원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성진 현대증권 센터장은 "지금은 해외 수요가 불안하기 때문에 ITㆍ자동차가 계속 상승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수주 중심, 수출주 중에서는 중국 수출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내수업종과 아시아 수출 종목에 한 표를 던졌다.

동양종금증권은 "투자자들의 경계심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업종이 증권업종"이라며 "경계심이 풀림에 따라 증권업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추천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건설, 증권, 은행, 조선, 해운 등 경기 저점 논쟁이 붙고 있는 산업섹터의 상승폭이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고 이종우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금융, 화학, 건설 등 그동안 많이 쉬었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기철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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