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모바일 앱을 넘어 모바일웹의 시대로…

지난해 말 이후 국내에 불어닥친 스마트폰의 열풍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새로운 변화의 기제로 자리잡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대중과의 소통에 나섰고, 기업들은 소비자와의 교감과 마케팅을 위한 방안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잇따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행보는 연예·스포츠 등을 포함한 문화계나 정부공공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날로 커지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지난해 11월 말 아이폰 출시 이후 확산일로에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500만대의 판매고를 조준하고 있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체 휴대폰 시장(한해 평균 2200만~2300만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의 비중에 이를 것으로까지 관측되고 있다. 새롭게 판매되는 휴대폰 5대 중 1대가 스마트폰이 되는 셈이다.

이미 80만대가 넘는 아이폰이 판매된 데 이어 올해 들어 본격 공급이 시작된 구글 안드로이드폰도 SK텔레콤을 통한 판매량만 100만대를 훌쩍 넘어 섰다.

◇모바일 업계가 맞이한 기회와 위기=이처럼 스마트폰 보급과 이용이 늘어나면서 포털·SW 업체들은 물론이고 기존에 휴대폰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활약했던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기존 서비스를 스마트폰 환경에서 새롭게 재구성하거나 새롭게 기획된 콘텐츠 및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만들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 등록, 유·무료로 판매에 나서며 판로를 전 세계로 넓히기 시작했다.

일부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휴대폰 제조사,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각 사가 자체 운영 중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판매 무대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앱 장터는 개발자와 사용자가 자유롭게 앱을 사고파는 `열린(오픈) 마켓`이자 특정 운용체계(OS)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만 앱이 구동된다는 점에서 `닫힌 마켓`이기도 하다.

플랫폼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는가 하면 해당 앱스토어 등록을 위해 플랫폼 업체가 내건 기준과 요건이 또다른 장벽이 되면서 새로운 플랫폼 종속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앱스토어 등록 승인을 담당하는 애플이 자사의 사업과 이익에 반하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을 지연, 거절하는 사례들로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제조사 또는 통신사와 협력시 해당업체의 경쟁사에는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지 못하는 이면계약을 맺는 등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글이 내놓은 웹브라우저 기반 구글 보이스 서비스도 이 같은 맥락을 읽을 수 있는 예다. 구글 보이스는 인터넷을 이용해 음성통화까지 가능한 구글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로 그동안 구글은 애플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승인을 요청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애플의 견제가 낳은 결과지만, 구글은 결국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웹브라우저 기반의 구글보이스 서비스를 내놨다. 이는 또 모바일웹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시에 점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능까지 흡수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판매를 위한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진만큼 치열해진 경쟁으로 개발비용 자체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차라리 예전에 이통사와 제조사와 협의만으로 일정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던 시절이 경영 측면에선 오히려 수월했다”는 한 솔루션 업체 CEO의 토로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넘어 모바일웹의 시대로=이처럼 플랫폼, 통신사, 제조사 별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속에 최근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바로 `모바일웹`과 `모바일웹 앱`이다.

모바일웹은 모바일 기기와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보다 쉽게 콘텐츠 및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인터넷 사이트를 일컫으며, 모바일웹 앱은 위젯 형태의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플랫폼과 이통사업자에 상관없이 브라우저와 미들웨어만으로도 어떤 단말에서나 같은 앱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모바일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이다. 더욱이 무선인터넷 기능이 탑재된 일반(피처)폰 사용자들까지 흡수하는 장점도 있다.

이미 기존 서비스의 모바일 전환을 꾀하고 있는 기업들 중 상당수가 최근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접근과 함께 모바일웹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드게이트·i포털·시작·i런처 등 날로 늘어나는 모바일웹 사이트를 아이콘 형식으로 한 화면에 두고 접속할 수 있도록 한 메타 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도 모바일 정부 구현을 위한 방식으로 특정 플랫폼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위주가 아닌 모바일웹 방식을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각 부처별로 이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역량을 집중했던 국내 모바일 솔루션 업체들도 다양한 기능의 모바일웹 앱을 내놓기 위한 내부 개발로 다가올 시대적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본부장은 “두가지 방식이 공존하겠지만 모바일앱은 게임 등 강력한 UI가 필요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서비스나 콘텐츠 유통 모델은 1∼2년 뒤에 모바일웹 방식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