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사장은 스마트그리드 산업 활성화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위해 우선 기반이 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실시간 요금제(리얼타임 프라이싱)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여러 선진국들은 어떻게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제도부터 바꿔나간다”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실시간 요금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이나 스마트그리드의 중요성을 실질적으로 느끼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금과 같은 적극성을 이어가되, 보다 세밀한 부문들을 조정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이렇게 `에너지`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가 짧은 조 사장이지만, 누리텔레콤이 창립 초기부터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우리는 원래 네트워크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였다”며 “스마트그리드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것은 약 10년전부터”라고 말했다. 1992년 설립된 누리텔레콤은 1998년 AMR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국제적으로 내로라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누리텔레콤의 AMR · AMI 시스템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무선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무선 방식을 사용한 시스템은 모뎀을 통해 손쉽게 전기 · 가스 · 수도의 통신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유선 방식에 들어가는 각종 설비와 공사 등이 필요 없어 구축의 편리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조 사장은 또 “AMI 시스템의 처음부터 끝까지 토털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것도 큰 장졈이라며 “이미 전 세계 46만 가구에 실증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 노르웨이 · 스페인 · 태국 · 이집트 · 이탈리아 · 파라과이 등 전 세계 12개국에 준거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는 누리텔레콤은 향후 미국과 중동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장 수익률이 좋은 시장은 유럽이지만, 중동 국가들도 미래에 대비해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많이 갖고 있어 진출이 유망하다는 게 조 사장의 분석이다.
다만 스마트그리드 관련 성과 창출에 있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그리드 분야는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기간이 길다”며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5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대에 부응 할 수 있을지 우려할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충분한 준비를 했으며 이미 여러 입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텔레콤은 향후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완성된 후의 상황에도 적극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완성되면 AMI 시스템 뿐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들이 많이 창출될 것”이라며 “새로운 패러다임과 비즈니스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