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내년 중반 1弗 1050원대 … 강세 이어갈것"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1150원대까지 오르면서 원화의 대세 상승론이 굳어지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주 말보다 1.70원 오른 1160.10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화값은 글로벌 달러 약세 여파로 장초반 1155.70원까지 급등하면서 7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56.21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이미 원화값이 내년 달러당 1050원대까지 오르면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마다 거시경제 전망이 달라 내년도 원화값 예측치도 980원대에서 1100원대까지 다양하게 나왔으나 평균적으로 1000원대 중반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내년도 글로벌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면 원화도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원화값이 상승하면서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외환 시장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외환 시장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정부에서 원화 강세를 막기 위해서 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 등에 따라 환율의 등락폭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골드만삭스는 달러당 원화값이 3개월 후 1150원, 6개월 후에는 1100원까지 강세를 보인 이후 내년 7월쯤에는 105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도 달러당 원화값이 올 연말 1150원까지 오른 후 내년에는 이보다 100원가량 더 상승한 1050원대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어 2012년에는 달러당 950원대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제 경제전망 조사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도 우리나라의 내년 환율을 달러당 1010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2012년에는 원화값이 달러당 977원까지 올라 2007년 이후 5년 만에 900원대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방어 목적 이외에 원화값 강세를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강한 경기 펀더멘털에 있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평균 4.7% 성장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GDP의 1.9%에 달했다. 5년간 평균환율이 1112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과 상당히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한국경제가 정부 예측대로 5.8% 성장을 기록한다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GDP의 2.0%를 넘어서게 된다. 현재 원화값이 1150원대라고 가정해도 아직까지 상승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인 427억달러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등 각종 대외불안 영향으로 원화값이 충분히 오르지 못했다는 점도 원화의 추가 강세를 점치는 요인 중 하나다.

박재성 우리은행 딜러는 "기본적으로 달러 약세에 힘입어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달 내에 1130원, 연말까지 1150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원화강세 흐름 자체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한예경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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