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당시 삼성전자는 교통시스템 사업 부문을 삼성SDS에 떼어준다. 다시 삼성SDS가 2001년 이 생산공장과 연구ㆍ생산인력 25명을 분사시켜 만든 법인이 에스디시스템이다.
현 대표이사인 박봉용 사장은 삼성SDS 관련 부서에서 공장장과 응용개발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에스디시스템은 이 같은 태생적 특성상 지금도 삼성SDS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요금징수 시스템, 하이패스단말기 사업, 지능형 교통시스템 사업을 주 업무로 하는데 삼성SDS와 협력사로 입찰에 참여해 따낸 금액이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에스디시스템과 삼성SDS는 영업적으로는 밀접하지만 지분은 얽혀 있지 않다. 회사는 삼성SDS 출신 창립 멤버 25인이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냉정하게 볼 때 삼성SDS가 제 식구라며 감쌀 입장도 아닌 것이다. 삼성SDS와의 협력관계 유지에 대해 박 사장은 "피나는 노력으로 버틴 결과"라고 강조했다.
노력이란 신용등급 A+ 유지를 말한다. 신용등급이 이 밑으로 떨어지면 입찰에서 감점 요인이 된다. 박 사장은 "신용등급을 사수하려 적자를 막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고, 금융회사로부터 차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규모를 작게 유지하기 위해 직원에게는 1인 다역을 요구했다. 재무담당총괄자(CFO)에게도 영업을 하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박 사장은 "지원 부서 업무는 영업 활동이 마무리된 후 회사로 들어와서 할 것을 지시했었다"고 말했다. 주주가 모두 임직원이지만 발생한 순익은 배당 없이 모두 재투자했다. 이 결과 2008년부터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가 됐고, 작년 말 기준으로 차입금 0원, 유보율 1254.3%의 곳간을 갖게 됐다.
자금 때문에 상장할 필요는 없었다. 상장은 지난 10년간 수고한 직원들에게 주는 보상 차원에서 이뤄졌다. 자사주를 가진 직원들은 공모가(1만4800원) 기준으로 최소 2배 이상의 평가 차익을 봤다.
직원을 고려한 상장이었기에 최근 주가 흐름이 박 사장은 안타까울 뿐이다. 에스디시스템의 주가는 지난달 16일 상장 후 내리막이다. 박 사장은 "매출이 급격하게 느는 일은 어렵겠지만 꾸준한 성장은 확실하다"며 "성실함에 증시의 반응이 너무 인색하다"고 말했다. 9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보다 7.23% 오른 1만2600원을 기록했다.
성장을 낙관하는 이유는 교통시스템체계가 편리ㆍ안전ㆍ보안이라는 국민 생활의 질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일정 주기로 매년 업그레이드된다"고 말했다. ITS는 폐쇄회로(CC)TV, 차량자동인식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수집해 교통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현 사업구조상 에스디시스템의 명운은 삼성SDS와의 관계에 달려 있다는 결론이 선다. 삼성SDS와의 관계 지속성을 묻는 질문에 박 사장은 제품의 제조공정을 직접 보여 주며 답했다. "대기업이 들어오기는 시장 규모가 작다. 대신 수년간의 노하우가 기반이 된 기술력이 토대가 된 작업이다." 입찰에서 주로 맞상대로 나서는 LS산전도 에스디시스템의 제품을 사갈 정도로 에스디시스템의 제품력은 인정받고 있다. 삼성SDS에 제조자설계생산(ODM)방식으로 납품하는 하이패스단말기인 `애니톨(Anytoll)`은 광고 없이도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디시스템은 지능형 주차관제시스템 사업에서 자체 브랜드인 `모닝 스테이션`으로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2009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올해는 7월 말 현재 10억원 정도 매출을 시현했다.
또 교통시스템에 국한된 사업영역을 지능형 빌딩관리, 쾌적제어시스템 등 건물제어시스템으로 확장 중이다.
박 사장은 "제품이 사회간접자본이기에 해외 진출도 녹록지 않고, 폭발적인 성장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착실히 커가는 회사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 매일경제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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