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카메라 성능을 디지털카메라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부품을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했다.
태극기전(대표 김경욱)은 손떨림 방지와 고화질 동영상 촬영 등이 가능한 `스테핑 방식 VCM 액추에이터(Actuatorㆍ사진)`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액추에이터는 휴대폰 카메라의 자동초점(AF) 기능과 광학줌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 태극기전이 개발한 제품은 현재 별개 부품으로 휴대폰에 들어가고 있는 자동초점용 액추에이터와 광학줌용 액추에이터 기능을 한 부품에 담으면서도 성능을 대폭 개선시킨 것이 특징이다.
기존 자동초점용 액추에이터는 초당 최대 7.5회 초점을 맞출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제품은 초당 최대 35회까지 초고속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에 따라 동영상 촬영 시 실시간 자동초점이 가능해져 보다 화질이 선명한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별도 보정 기능 없이도 손떨림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태극기전 관계자는 "사진을 촬영할 때 사람 손 떨림은 초당 12회를 넘지 않는다"며 "자동초점 횟수가 그보다 적으면 손떨림 현상을 막기 위해 별도 보정 기능을 갖춰야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액추에이터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초고속 자동초점 기능이 가능한 것은 태극기전이 개발한 신기술 덕분이다.
자동초점용 액추에이터는 대부분 보이스코일모터(VCM)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기존 VCM 방식이 스프링판을 이용해 렌즈를 이동시키는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제품은 자성체를 이용한 전기 신호로 렌즈운동을 제어하는 디지털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제품이 스피링이 흔들리면서 안정화하는 시간이 필요해 고속초점 기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력 사용량도 기존 제품 2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또한 이 제품은 최대 0.3㎜에 불과했던 기존 액추에이터 렌즈 이동거리를 0.5㎜로 늘림으로써 원근감을 높이면서도 고화질 구현이 가능하게 했다. 렌즈 이동거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원근감을 높이려면 두꺼운 렌즈를 써야 하는데 렌즈가 두꺼우면 렌즈를 통과하는 빛 양이 줄어들어 화질이 나빠진다. 태극기전은 렌즈 이동거리를 늘려 기존 액추에이터보다 얇은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했다.
광학줌 기능을 갖춘 점도 주목할 만하다.
광학줌은 망원경 원리를 이용해 렌즈 2개 거리를 가깝거나 멀게 함으로써 이미지 손상 없이 영상을 확대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선명한 화질 구현에 필수지만 광학줌용 액추에이터 크기 문제 때문에 실제 휴대폰에 장착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태극기전은 부품 수를 줄이고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크기를 4분의 1로 줄여 휴대폰 장착을 가능하게 했다.
태극기전 관계자는 "광학 3배줌이 가능한데 이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휴대용 디지털카메라 광학줌 기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액추에이터를 활용하면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디지털카메라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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