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 막판 치열

막바지에 접어든 쌍용차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다. 최종 입찰서 제출 마감(10일)을 하루 앞둔 9일 르노닛산과 인도 마힌드라, 영안모자 등 주요 인수 의향 업체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가장 먼저 인수전 참여를 밝혔던 서울인베스트는 입찰 불참을 공식 선언하는 등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마힌드라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는 아난드 마힌드라는 8일 오후 서울을 방문했다.

마힌드라 부회장은 9일 하루 동안 마힌드라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관계자는 물론 쌍용차 고위 관계자, 회계법인 관계자 등을 두루 만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출국했다. 입찰 가격은 물론 채무 변제 계획, 향후 경영 전략까지 입찰서에 들어갈 세부 내용에 대해 막판 조율을 마무리했다는 후문이다. 마힌드라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아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이 입찰 참여를 위한 세부 내용을 협의하느라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마힌드라 이사회는 쌍용차 인수제안서 제출을 전격 승인했다.

인도 완성차 업체인 마힌드라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결코 `허수`로 참여한 게 아니라는 의지를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쌍용차를 통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부문 기술력을 강화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게 마힌드라 측 복안이다. 기술 개발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쌍용차 독자적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마힌드라의 최대 장점이다. 쌍용차 판매시장을 인도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르노닛산 움직임도 분주하다. 닛산 측 인수 의지 역시 강하다. 시간이 갈수록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구조조정 대명사라는 점도 장점이다. 쌍용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곤 회장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쌍용차 매각 주체들도 르노닛산이 가장 적절한 인수자라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다만 얼마나 가격조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쟁 업체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검증된 완성차 경영능력과 시장 신뢰도, 인지도 등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매각 가격으로 예상되는 5000억원 안팎에서 어떤 가격을 써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날 로이터에 밝힌 마힌드라 측 인수예상가격은 4억달러로 4650억원 수준이다. 이 수준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안모자도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공식 선언했다. 영안모자는 인수 후보 업체 중 금융 펀드를 제외하면 유일한 순수 토종 업체라는 점이 장점이다. 2002년 대우버스를 인수해 완성차 업체를 성공적으로 경영해 본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쿼리증권과 삼정KPMG 등 쌍용차 매각 주간사는 10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친 뒤 8월 20일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매일경제 김경도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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