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이동통신용 계측장비인 `상호변조왜곡신호(PIMD:Passive InterModulation distortion) 측정장비`가 처음으로 일본열도에 수출됐다. 대당 7000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이 전문 계측장비는 국내 중소기업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의 품질 검증과 신뢰성 검사에 1년이나 끈질기게 매달린 끝에 수출을 성사시킨 것이다.
에이스웨이브텍(대표 문원규)은 자체 개발한 휴대형 PIMD 측정장비를 일본 파나소닉에 공급,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PIMD 측정장비는 이동통신 시스템의 광대역화에 따른 신호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비다. 보통 통신장비나 부품 간에는 주파수 간섭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통화나 영상의 품질 저하가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케이블 전력 분배기, 듀플렉서 안테나 등에서 발생하는 PIMD를 측정할 장비가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네트워크 품질 향상 및 최적 유지 보수를 위해 PIMD 측정장비 사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에이스웨이브텍은 지난 2006년부터 약 30개월간 정부 지원 6억8000만원을 포함해 약 15억원을 투자해 전 세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WCDMA, GSM, CDMA, 롱텀에벌루션(LTE)용 등 10여 개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PIMD 측정장비를 자체 개발, 상용화했다. 특히 금액 대비 98%, 부품 대비 99%의 국산화를 이뤄 지난 2009년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 제품의 미국 수출을 추진, 최근 미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의 추천 장비 리스트에 등재되는 등 미국 시장에서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와 함께 일본 파나소닉에도 이중대역 PIMD 측정 장비를 수출함으로써 다시 한 번 국내외에 기술력을 보여줬다.
문원규 에이스웨이브텍 대표는 “2008년 중국을 시작으로 2009년 미국, 그리고 올해 일본 시장에서 인정을 받음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수출 토대를 갖추게 됐다”면서 “가격이 외산 장비보다 40~60% 정도 저렴하고 크기도 50% 정도 작은데다 성능이 우수해 안테나 · 케이블 · 필터 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 부품업체들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특히 최근에는 이스라엘 · 인도 · 영국 · 대만 · 중국 · 싱가포르 · 프랑스 · 독일 등에서 대리점 개설 요청을 받아 협상 중”이라며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중소기업청 수출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국무총리상 대상자로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