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구리 · 인듐 · 갈륨 · 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 상업화가 급물살을 탔다.
1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CIGS 박막 태양전지 시장에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몰리면서 대규모 설비 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솔라프론티어(쇼와셸)는 지난 3월부터 미야자키현에 900㎿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CIGS 박막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공장 가치만 10억달러로 평가된다. 이미 보유한 100㎿ 규모 공장까지 더하면 CIGS 박막 태양전지 부문에서 처음으로 1GW의 생산능력을 달성하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레몬트에 있는 솔린드라도 내년 말까지 500㎿ 규모 CIGS 박막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정부로부터 5억3500만달러에 이르는 대출 보조금을 받은 직후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스티온 역시 지난 6월 대만 반도체업체 TSMC로부터 5000만달러를 투자받는 등 총 7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 현재 10㎿인 CIGS 박막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100㎿로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독일 아반시스가 100㎿ 규모 공장 증설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큐셀 자회사 솔리브로와 서퍼셀 · 미아솔 · AQT · 누보선 · 헬리오볼트 등 다수 업체가 잇따라 투자 유치에 성공하거나 증설 계획을 밝히는 등 CIGS 박막 태양전지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올해 들어 CIGS 박막 태양전지 업계에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CIGS 박막 태양전지의 최대 단점인 양산기술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기 때문이다.
CIGS 박막 태양전지는 이름에서 보듯 네 가지 원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제조공정을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2~3년 전만 해도 수율(불량이 나지 않는 비율)이 50%를 밑돌았다. 그러나 최근 수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CIGS 박막 태양전지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CIGS 박막 태양전지에 대한 투자를 적극 늘린 것도 한 요인이다.
황창훈 텔리오솔라 수석부사장은 “2~3년 전에도 증설 계획이 많았지만 경제위기로 돈줄이 마르면서 포기한 경우가 많다”면서 “경제위기가 지나가면서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CIGS 박막 태양전지 업계도 시장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IGS 박막 태양전지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실험실 효율 13%를 달성하고 최근 이를 실증하기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수율이 80%에 근접한데다 파일럿 라인까지 구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 사업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태양광 전시회에 효율 11%가 넘는 CIGS 박막 태양전지를 선보이는 등 활발한 R&D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테인리스 기판을 활용한 유연(플렉시블) CIGS 박막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대양금속 역시 미국 비코와 함께 개발한 장비를 3분기에 들여와 양산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산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텔리오솔라는 제조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CIGS 박막 태양전지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CIGS 박막 태양전지 업체들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조만간 정부와 금융권 등에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용어설명-CIGS 박막 태양전지
구리 · 인듐 · 갈륨 · 셀레늄 네 가지 원소를 혼합해 만든다.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효율이 13% 정도로 박막 태양전지 가운데 가장 높다. 네 가지 화합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공정이 복잡한 점이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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