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파나소닉센터. 1층에 들어서자 파나소닉 3DTV 브랜드인 비에라(VIERA)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3D 안경을 쓰고 TV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오사카에서 온 야쓰미(26 · 학생)는 안경을 썼다가 벗었다가를 반복하더니 위치를 지속적으로 바꾸면서 영상을 본다. 그는 “그간 3DTV에 대한 이야기만 듣다가 직접 이렇게 안경을 쓰고 영상을 보니 신기하다”며 “가격이 내려 빨리 대중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터 한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평균 10분 내외로 체험관을 옮겨 다니는 데 비해 3DTV 체험관에서는 발걸음을 뗄 줄 모른다”며 “3DTV, 그것도 파나소닉의 기술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파나소닉센터의 풍경이 달라졌다. 올해 최고의 핫이슈로 떠오른 3DTV를 전시관의 최전선에 배치한 것. 파나소닉은 3DTV 브랜드 비에라를 통해 자사의 우수한 PDP TV를 선보여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파나소닉센터는 일본 파나소닉의 기술력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 · 홍보관이다. 지난 2002년 9월 도쿄 오다이바에서 개관했다. 4800여평의 면적에 본관 4층, 별관 2층의 2개동으로 이뤄진 이 센터에서는 파나소닉의 신제품과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에 있는 파나소닉의 3DTV는 VT2 시리즈인 50인치(TH-P50VTS)와 54인치(TH-P54VT2) 두 종류의 3D PDP TV다. 수십개의 스크린에서 쏟아내는 3D 애니메이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가 멀리 사라진다.
널찍한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자 손에 검은 안경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TV 맨 앞쪽의 검은 안경을 쓴 관람객이 앉아 대형 3DTV 화면을 보며 “스고이(대단하다)” “스바라시(훌륭하다)”라며 연방 탄성을 자아냈다.
관계자는 “고품질의 `풀 하이비전` 3D 영상을 재생할 수 있으며, 블랙 계열 색상 표현이 완벽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해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릿해 보이는 입체영상의 잔상을 최대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판매가는 54인치대가 53만엔(약 630만원)이다. 이 외에도 3D 영상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함께 볼 수 있다.
파나소닉은 일본에서도 3D 기술력에 관해서는 선두다. 지난 4월에는 일본 최초로 PDP 3DTV를 출시했다. 당초 파나소닉의 3DTV 출시 예정일은 한 달 뒤였지만 고객들의 문의와 예약 주문이 잇따르자 판매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고객 반응이 폭발적이자 파나소닉은 자국 내 올 판매 목표를 당초 25만대에서 두 배 수준인 50만대로 즉각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파나소닉의 니시구치 시로 디지털 AVC 마케팅본부장은 “미국에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3DTV를 앞서 출시하는 등 늦은 감이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타사보다 빨리 출시하는 만큼 점유율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파나소닉 3DTV 붐을 타고 일본 내 가전제품 판매점들 역시 매장 내에 파나소닉 3D 체험코너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쿄 시내 한 판매점에서는 전용안경 1개를 포함한 50인치형 3DTV가 42만엔(약 500만원)에 선보였지만, 33만엔(약 40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을 깎아주고 있다. 신주쿠의 한 가전매장에 마련된 파나소닉의 3DTV 쇼룸엔 손님들의 발길이 분주했다. 이미 재고 이상의 예약이 밀려들면서 아무리 빨리 주문해도 최소 20일은 지나야 배송이 가능한 상태다.
파나소닉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미국 등지에서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도쿄(일본)=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