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연구하는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인류의 뇌가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지, 기능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는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밝혀내지 못했다. 특히 뇌와 정신의 상관관계에는 과학자, 영성 지도자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붓다 브레인`은 최근의 뇌과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과학과 종교적 방법을 통해 복잡한 뇌의 비밀을 풀어냈다.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명상 지도자 릭 핸슨과 신경학자 리처드 멘디우스는 불교의 마음 수행법인 계(戒) · 정(定) · 혜(慧) 삼학(三學)을 실천함으로써 뇌를 바꿔 마음과 몸의 진정한 행복과 건강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속에 무엇이 흘러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뇌는 수시로 변한다. 뇌의 좌측 전두엽이 행복한 감정이 높아지면 더 활발해 진다는 점이 한 예다. 우리의 뇌는 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언제든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결국 뇌는 마음과 몸의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거울인 셈이다.
저자는 뇌의 변화를 과학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면서 독자를 매혹한다.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영적인 수련을 적극적으로 조언한다. 뇌의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감정과 몸 등에서 복합적 영향을 받는 뇌를 위해 마음을 학습하고 조절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훈련의 핵심은 명상, 특히 불교식 명상이다.
`붓다 브레인`은 불교의 계, 정, 혜 등과 같은 개념이 공감, 친절, 사랑의 뇌를 이루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깨달음에 이르는 길, 고통을 치유하는 법 등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서구 과학의 틀 안에서 현대 신경심리학에 불교 명상 수련을 접목해 `뇌를 바꾸라`고 조언하는 것. 이 같은 저자의 주장을 접하다 보면 `행복, 사랑, 지혜를 계발하는 뇌과학`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를 돋우는 것은 종교적 색채가 무겁게 드리워진 기존의 명상 수련 입문서와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명상(특히 불교식)이라는 해결책을 제안하는 저자의 제안은 큰 설득력을 갖는다.
릭 핸슨 · 리처드 멘디우스 지음. 장현갑 · 장주영 옮김. 불광출판사 펴냄. 1만8000원.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