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부침주(破釜沈舟, 솥을 깨고 배를 부순다는 고사성어로 살아 돌아가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으로 싸우겠다는 의미)의 심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엠게임이 SF 판타지 MMORPG `아르고`를 출시하면서 밝힌 각오다. 그만큼 엠게임은 아르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유저들의 초기 관심도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픈한 아르고는 서비스 첫날 엠게임 사상 최고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했다. 게임 다운로드 수는 127만 건을 돌파했고 각종 게임순위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참신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시스템=아르고에는 참신함이 번뜩이는 새로운 요소가 많다. 중세 판타지와 무협이 장악하고 있는 MMORPG 시장에 SF장르로 도전한 것부터 모험이다. 아르고 세계의 핵심자원 `어스듐`을 소모해 다양한 효과를 내는 `백팩/버킷 시스템`, 논타겟팅 방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TPS모드`,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이동수단도 참신하다.
특히 유저간 대규모 전투에 전략시뮬레이션 요소를 도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단순히 컨트롤로 승부하는 싸움이 아니라 자원을 캐서 병력을 생산하는 방식인 아르고의 전투는 승패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전략적인 재미를 강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 밖에 입맛대로 BGM을 바꿀 수 있는 뮤직 플레이어 기능과 유저간 커뮤니티를 위한 메신저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과학 전쟁과 자원 채집을 하는 면에서는 장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2와 유사하다. 생산과 컨트롤 모두가 중요한 아르고의 전투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컨트롤에만 비중을 두는 기존 MMORPG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요소다.
◇과욕은 금물=제작진의 욕심으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됐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고 했던가. 초보자 입장에서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숨이 막힌다.
기본 인터페이스창만 봐도 Hp, Mp, Wp, Exp, Ap에 코어게이지, 파워게이지 등 수많은 시스템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퀘스트와 스킬트리도 세분화됐다. 익숙해진다면 각각의 재미를 누릴 수 있지만 그 과정까지가 험난하다. 음식 자체는 만찬에 어울리는 고급 프랑스 코스요리지만 아침 댓바람부터 먹어야 하는 게 문제다.
실험적인 시스템이 많다보니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발생한다. 부스터로 쓰이는 백팩/버킷 시스템은 이동수단인 `승용물`이 나오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아르고에서는 승용물을 타고 사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초반이 아니면 백팩/버킷을 쓸 일이 없다.
진영 간 밸런스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인간형 `노블리언`에 비해 엘프형 `플로레스라`를 선택하는 유저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엠게임은 진영 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블리언과 플로레스라의 능력 차이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 점이 오히려 극심한 불균형을 낳고 말았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기에 더 예쁜 플로레스라로 유저들이 몰렸다.
◇유저 불만 곧바로 수용 `피드백` 호평=다행인 것은 엠게임이 유저들의 불만을 바로 수용하고 피드백을 한다는 사실이다. 승용물에서 내릴 생각이 없는 유저들 때문에 오픈 당일 승용물의 성능을 하향하는 패치가 진행됐으며 진영 간 밸런스도 3개의 새로운 서버 증설로 해결해가고 있다. 백팩/버킷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본부장이 직접 나서 “차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 중”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새로운 것에는 항상 대가가 따른다. 문제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대신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해결해나가면 된다. 이제 아르고의 성패는 운영진의 소통 능력에 달렸다.
서동민기자 플레이포럼 chino@playforum.net
게임성 ★★★★ 즐길거리는 무궁무진
그래픽 ★★ 신작게임치고는 기대에 못미친다
사운드 ★★ 뮤직 플레이어 기능을 기대하며
조작성 ★★ 조작이 어렵지는 않다, 복잡한 UI가 문제
특이성 ★★★★ 특이하지 않는 부분을 찾기가 더 쉬울지도
총점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