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그린에너지 전방위 투자

삼성그룹이 그린에너지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은 최근 태양전지, 풍력, 2차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이 분야를 제2 반도체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자금과 인력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박막 태양광 패널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나노시스(Nanosys)와 손잡고 초박막 태양광패널 연구개발에 1500만달러(약 176억원)를 투자키로 10일(현지시간) 계약을 맺었다. 같은 날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독일 지멘스AG와 손잡고 캐나다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온타리오 지역에 600㎿급 풍력 발전시설을 공급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태양광 사업에는 그룹의 맏형격인 삼성전자가 앞장섰다.

태양전지 사업에 202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이미 밝힌 삼성전자는 10년 후에는 태양광 사업에서 연간 1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태양광 사업의 후발주자인 만큼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도모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의 나노시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양사는 초박막 태양광 패널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기술ㆍ인력 측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는 고효율 초박막 태양광 패널 생산에 핵심인 나노물질 관련 특허권을 갖게 돼 앞으로 특허 분쟁에서도 보다 자유로워졌다.

이번 제휴는 삼성의 태양광 발전 수직계열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태양광 전지의 원료가 되는 폴리실리콘은 삼성 화학계열사가, 잉곳과 웨이퍼는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셀과 모듈은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발전시스템 관련사업은 삼성물산이 각각 담당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기흥 LCD사업장에서 장원기 LCD사업부 사장 주도로 결정형 태양전지 연구개발(R&D) 라인 가동식을 가졌다. 현재 30㎿급 연구개발 라인에서 태양전지 시제품을 생산 중이며 이 라인의 생산능력을 내년에 130㎿급으로 늘리기 위해 클린룸 공사를 하며 생산설비 도입도 재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공정과의 유사성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을 통해 축적한 기술이나 제조공정 노하우는 LCD패널을 만드는 데 유용하게 쓰였고 LCD패널의 제조기술은 태양전지 생산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삼성은 풍력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독일 지멘스AG와 손잡고 캐나다 5대호 가운데 하나인 온타리오 지역에 600㎿급 풍력 발전시설을 공급키로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은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단지의 건설, 유지 보수를 맡으며 지멘스는 풍력 터빈을 공급하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삼성물산은 온타리오 지역에서 그린에너지 단지 개발에 모두 68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까지 풍력발전소 4개와 태양광 발전소 1개가 들어가는 그린에너지 단지를 지어 온타리오 지역에 있는 24만가구에 2500㎿ 전기를 공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삼성물산은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중북부 지역 전력 공급을 맡는 PG&E(Pacific Gas & Electric)를 통해 130㎿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외에도 애리조나, 플로리다,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바이오에너지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서울시 면적의 40%에 달하는 2만4000㏊ 대규모 팜 농장을 운영하면서 바이오 디젤의 원료인 팜유를 생산해 공급해 오고 있다. 팜 농장에서 생산한 팜유를 전 세계 바이오디젤 관련 회사에 공급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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