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탄소섬유…태광 10년만에 재가동

태광산업이 공장 재가동에 나서고 도레이첨단소재가 상업생산 시기를 앞당기는 등 국내 탄소섬유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탄소섬유는 가볍지만 강도가 높아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받는 첨단소재다.

11일 화섬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이 10년 만에 탄소섬유시장에 재도전한다. 이 회사는 자체 기술로 1988년부터 탄소섬유를 소량 생산하다가 2001년 수익성 악화로 울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최근 탄소섬유 연구개발에 다시 들어가 곧 상업생산에 나설 것"이라며 "과거에는 대량생산이 어렵고 수익성이 나빴지만 최근 탄소섬유 적용 범위가 넓어지며 시장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도레이새한에서 사명을 바꾼 도레이첨단소재도 탄소섬유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지난 6월에 이어 이달에도 일본에 건너가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도레이 회장과 만났다.

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들 최고경영자(CEO)는 `최대한 생산 시기를 앞당기자`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일본 도레이에서 기술이전을 받기 위해 탄소섬유 태스크포스(TF)를 이달 출범시켰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올해 구미 3공장에 연산 2000t 규모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착공할 계획이다.

효성은 2012년 상업생산에 나선다는 목표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과 손잡은 효성은 2008년 150t 규모의 시험생산(파일럿) 공장을 세웠다.

지난 2월 탄소섬유시장 진출을 선언한 웅진케미칼은 내년 하반기부터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처럼 탄소섬유가 각광받는 이유는 경량성과 고강도성을 동시에 지니는 `꿈의 소재`이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셀룰로오스, 아크릴 섬유 등을 원료로 특수 열처리 과정을 거쳐 만든 섬유상의 탄소물질이다. 무게는 알루미늄의 4분의 1로 가볍지만 강도는 철보다 10배나 강하다. 내열성 내저온성 등 특징이 있고 녹이 슬지 않는다.

올해 세계 탄소섬유시장은 3만5000t규모로 2015년에는 9만t 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선 일본 도레이가 30% 넘는 점유율로 세계 1위고 이어 미쓰비시레이온, 도호테낙스 순이다. 이들 일본 기업이 전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 들어 탄소섬유 적용 범위가 항공기에 이어 전기자동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쓰비시레이온은 항공기 소재 개발과 동시에 BMW가 2015년께 발표할 예정인 전기자동차용 소재를 공동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의 벽을 넘는 것이 관건이다.

일본 도레이는 1971년 탄소섬유를 개발해 양산했다. 국내 업체들과 40년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태광산업과 OCI(옛 제철화학 시절) 등 국내 업체들은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 밀리며 사업을 접은 바 있다.

2007년 이후 정부와 국내 업체들은 탄소섬유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민ㆍ관 공동으로 3500억원 규모의 탄소소재기술집적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탄소섬유 지원에 나선다.

전주기계탄소기술원 관계자는 "2007년부터 탄소섬유기술 개발에 집중해 기술력의 차이는 많이 좁혔다고 본다"며 "다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견제를 얼마나 잘 견디느냐와 대량 상업생산 시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 용어설명 >

탄소섬유 : 레이온, 아크릴 섬유 등을 가열해 얻은 탄소 함유율 90% 이상인 섬유를 말한다. 강철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한다. 항공기 자동차 선박 등의 경량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매일경제 문일호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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