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웠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올해 첫 출근을 시작되던 지난 1월 4일 서울이 25.8㎝라는 관측 사상 최대 폭설을 기록하는 등 `빙하기`의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북반구가 추웠다.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유례없는 폭염과 홍수, 산사태로 전 세계에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에는 올해만 홍수로 인한 사망자 · 실종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에선 더위를 못이긴 사람들이 물에 강이나 호수에 뛰어들어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비교적 기후가 안정적인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명의 일사병 사망자가 나왔다. 반면 한창 겨울을 나고 있는 남미 일부 지역에선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진 기온에 동사자가 속출했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변화 속에 인류는 반성하고 있다. 인간의 과도한 자연 파괴를 자책하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전 세계인의 일상이 됐다. 심각한 기후 변화가 미칠 기상이변에 대한 걱정을 품으면서 냉난방 온도를 줄이고 산업계에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메커니즘 개발에 몰두한다.
◇“기후변화는 항상 존재해왔다”=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구상에 이러한 기후 변화는 끊이지 않았다. 항상 추웠을 것만 같은 빙하기에도, 얼음이 녹아내리던 간빙기에도 기후 변화는 있어왔다는 게 과학계의 주장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기후 변화 현상의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왔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론이 유고슬라비아의 물리학자 밀란코비치가 제시한 내용이다. 그는 지구의 공전에 따라 지구의 기상이 변한다고 주장했다. 지구 최대의 기상이변 역시 10만년 주기로 변하는 이심률, 즉 지구 공전 타원궤도의 반지름 길이와 4만년 주기의 지축 변화 등 지구 공전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다.
밀란코비치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어졌을 때 빙하기가 찾아왔다고 설명하며 또 지구가 태양을 돌면서 21.5~24.5도 사이에서 지축(지구회전축)의 기울기가 변화하고 있는데, 이 역시지구 기상에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그는 또 회전하고 있는 물체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현상인 세차운동도 지구 기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지구가 세차운동에 따라 태양으로부터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서 지구 기상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와는 조금 다르게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태양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화산 폭발 등 태양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따라 지구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달라지면서 기후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류의 반성은 `왜곡된 과학`?=어쨌든 기후변화가 `인간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폴 드리슨 미국 `건설적 미래 위원회` 고문은 최근 워싱턴 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러한 주장을 명쾌하게 짚었다. 그는 “수백년 전부터 여러 차례 북극해의 빙하가 녹아든 사실이 여러 항해일지와 과학논문에 언급되었다”며 “예를 들어 1690~1710년, 1750~1780년, 1918~1940년의 온난기가 나타났고 그 전후의 기온은 낮았다”고 말했다. 지구에 주기적으로 온난 · 냉각화, 홍수 및 가뭄 등이 되풀이 돼왔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단순한 기후 변화설은 토론을 왜곡시키고 대가가 너무 크고 불공정한 지나친 공공정책을 유도하고 있다. 인류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이에 대한 정부 통제를 강화하면 가상의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갚라고 되물으며 “기후 재앙을 뒷받침하는 `사이비 과학`을 재검토한 후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 결과들은 이산화탄소 양의 증가와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지질학자들이 지층조사를 통해 지난 4억년 동안의 기온을 측정한 결과 지구의 온도와 이산화탄소의 양은 항상 비례해 왔다.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면 어느 정도 기상이변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인간은 아직 스스로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를 지구를 위해 양보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