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화 해킹, 현실로 등장!

애플의 아이팟 터치를 노예화한 사례 발견

국내에서도 해커가 애플의 아이팟 터치를 노예화한 사례가 발견됐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각) 컴퓨팅 해커가 아이폰 · 아이패드 등 애플 디지털 제품을 노예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한 바 있어 애플의 모바일 컴퓨팅 운용체계(OS)인 `iOS`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의 2세대 아이팟 터치를 사용하는 대전에 소재한 H대학의 전자공학도인 R군은 “얼마전부터 자신이 조작하지도 않았는데도 기기가 작동하거나 아이콘을 본인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외부의 해커가 와이파이를 통해 단말기에 접근, 원격으로 제어하는 이른바 `노예화 해킹`을 당한 것이다.

이 학생은 두 대의 아이팟 터치 기기를 사용 중인데 한 대는 운용체계(OS)의 보안 잠금장치를 푸는 탈옥(Jail Break)을 했고, 나머지 한 대는 탈옥하지 않은 순정품이다. 두 제품 모두 노예화 해킹을 당했다. 그는 “아이팟 터치를 새롭게 샀는 데 새로 구매한 제품도 해킹을 당했다”며 “노예화 해킹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이사는 “보안이 허술한 와이파이망을 통해 단말기에 접근, 해킹 공격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근 안철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안 잠금장치를 해제한 OS의 취약점을 공격해 제어하거나, 사용자 모르게 탈옥을 감행해 탈옥코드에 원격제어 기능을 넣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킹이 가능하다”면서 “해커는 와이파이망으로 손쉽게 단말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와이파이망을 통한 해킹을 막으려면 무선공유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인증 받은 무선공유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495만9300대의 무선공유기 가운데 58%인 288만여 대가 개인적으로 구입해 설치한 사설 공유기로 나타났다. 사설 공유기를 설치한 일반인들은 대부분 보안설정을 하지 않은 초기상태 그대로 사용하는데, 이는 해커에게 자신의 정보를 고스란히 내주는 셈이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