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에 이어 스마트TV 시대가 일반 예상보다 훨씬 일찍 다가올 것으로 전망됐다.
김종만 미국 조지아테크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2010년 한ㆍ미 학술대회(UKC 2010)에서 "가정 내 모든 전자제품과 통신수단을 이어줄 중심축으로 컴퓨터 기능을 흡수한 스마트TV가 자리잡을 것"이라며 "그 시점은 1~2년 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컴퓨터 전화 등 가정 내 통신수단을 서로 연결하고 전기 수도 보안장치 오락시설 등 서비스 설비도 자동화해주는 `홈허브`로 스마트TV가 조만간 자리잡을 것이란 예측이다. 이는 스마트TV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을 2~3년 후로 내다보고 있는 관련 산업계보다 더 앞당긴 전망이다.
김 교수는 "당장 얼리어답터부터 스마트TV를 홈허브로 활용할 것"이라며 "홈허브 기능이 구축되면 TV가 집안 내 네트워크 연계와 자동화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도 더 진화되면서 스마트TV의 홈허브 기능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이 스마트TV와 연계돼 집 안은 물론 집 밖에서도 집 안의 모든 기능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시대에 이어 스마트카 시대도 올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에도 통신기능과 오락기능이 부가되고 도로나 교통신호와 연계되면서 홈허브 시대와 함께 카허브 시대도 곧 온다는 얘기다.
보잉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인 김재훈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은 "요즘 바이오 IT 에너지 등 과학기술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과학기술끼리 서로 융합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신제품도 등장해 생활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UKC2010 행사는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 한국연구재단(NRF)의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KUSCO) 등이 개최했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연구소와 LG전자 등 기업들이 후원해 지난 11일부터 닷새간 열렸다.
대회에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과학기술자는 물론 국내 연구계, 학계, 기업계 등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한국과 미국 기업 과학기술자들과 정책 담당자들이 나와 서로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장이 됐다.
특히 스마트TV 시장에서는 벌써 주요 선진기업들 간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 소니, 미국 인텔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 중인 구글이 이 시장을 겨냥해 구글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스마트TV 시장을 노리는 애플도 i-TV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TV 응용프로그램을 매매하는 스마트TV 앱스토어를 개설했다. 게임기 분야에서 앞선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양방향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아직은 애플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김종만 미국 조지아테크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애플이나 홈허브의 핵심인 양방향 기술에서 앞선 게임기 회사들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글 연합전선은 기업 간 제휴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시장을 장악하기 어렵고 국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사용자와의 양방향 소통이 약점으로 꼽혔다.
[시애틀 = 매일경제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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