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株 2분기 실적 괜찮았네

녹색株 2분기 실적 괜찮았네

녹색성장주가 단순한 테마주를 넘어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도주가 될 수 있을까.

녹색성장주로 꼽히는 14개 상장사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LEDㆍ2차전지ㆍ태양광 설비 업체는 실적 개선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과 원자력 분야 기업은 아직 수주 단계여서 본격적인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분기 녹색기업 14곳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하고 매출액은 35조6000억원으로 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8%)에 비해 녹색기업 성장이 눈에 띈다.

2차전지는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고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가 등장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세계 2위 2차전지 업체인 LG화학은 2분기 매출이 5조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영업이익은 8279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매출에서 차지하는 2차전지 비중이 올해 상반기 8.3%로 지난해 7.9%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2차전지 부문이 43%를 차지하는 삼성SDI는 2분기 매출 1조3266억원, 영업이익 836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8%, 126% 증가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는 2011년 이후 본격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LED업체 역시 실적으로 경쟁력과 성장성을 증명했다.

LED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2153억원을 기록해 `분기 매출 2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5% 증가에 영업이익은 139%나 늘었다.

장우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기에서 LED 부문 비중이 11.6%였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23%, 올해 말에는 25%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역시 매출 1조287억원, 영업이익 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143% 증가율을 보였다. LG이노텍은 올해 상반기 LED 비중이 28%에서 연말에는 30%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LED TV 수요는 2011년까지 급격히 확산되고 LED 조명 수요는 2012년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태양광업체들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OCI는 2분기 매출 6259억원(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 영업이익 1781억원(62% 증가)을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과 수요 증가라는 두 가지 호재 덕에 실적 호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녹색기업`이지만 상대적으로 풍력ㆍ원자력 분야 상장사 실적에는 두드러진 변화가 없는 편이다. 풍력발전기를 만드는 업체는 실질적으로 조선업체 3사에다 효성 두산중공업 정도인데 풍력 비중은 아직 높지 않다.

하지만 현재 실적에는 영향력이 크지 않더라도 각국 정부가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사용 비율(RPS)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은 녹색기업 중장기 성장에 긍정적이다.

일례로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2012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10%, 2025년까지는 25%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 재생에너지 시장에서는 특히 풍력발전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풍력발전 용량을 전체 발전량 중 3%까지 확대한다. 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중국 풍력발전량은 1995년 38㎿에서 2020년에는 100만㎿로 늘어난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녹색성장주 2분기 실적이 다른 코스피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다"며 "녹색주는 성장성이 입증된 장기적인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박기효 기자 /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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